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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문집 간행 및 유통 양상 재고
조선후기 문집 간행 및 유통 양상 재고
장유승(Jang, Yoo-seung)
국문학회 / 국문학연구 제43호 / 2021 / 315-341 (27 pages)
어문학>한국어와문학 / KDC : 문학 > 한국문학 / KCI : 인문학 > 한국어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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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조선후기 문집 간행 양상을 검토하여 한문학 텍스트의 유통 실상을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활자본 문집은 본디 목판본 문집 간행을 위한 중간 단계로서 배포용이 아닌 보관용으로 많은 부수를 인출하지 않았으며, 목판본 문집 역시 광범위한 유통을 입증할 증거를 찾기 어렵다. 목판본 문집 간행의 목적은 문집의 유통이 아니라 판목의 판각과 보존이었다. 판목은 본디 서적을 인출하기 위한 도구이지만, 그 자체가 문화적 자산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문집의 간행은 평균적으로 저자 사후 1세기 이후에야 이루어졌으므로 당대에 비평적 담론을 형성하기 어려웠다. 이같은 문헌 유통의 실상은 조선시대 한문학이 전대의 성취를 수용, 비판함으로써 발전하였다는 문학사의 연속성을 근본적으로 의심할 필요를 제기한다.
온전하지 못한 몸과 마주보기 - <도천수관음가>와 <처용가>의 질병, <노처녀가>의 장애, <덴동어미화전가>의 사고 -
온전하지 못한 몸과 마주보기 - <도천수관음가>와 <처용가>의 질병, <노처녀가>의 장애, <덴동어미화전가>의 사고 -
서철원(Seo, Cheol-won)
국문학회 / 국문학연구 제43호 / 2021 / 37-68 (32 pages)
어문학>한국어와문학 / KDC : 문학 > 한국문학 / KCI : 인문학 > 한국어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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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고전시가에 나타난 온전하지 못한 몸의 사례와 연관된 시적 화자의 마주보기를 통해 질병, 장애, 사고 등의 소재와 관련된 기원과 내면 성찰의 방식을 조명하고자 한다. 8세기 중반 경덕왕대의 <도천수관음가>는 눈먼 어린이와 관음보살의 마주보기를 통해 자비와 회향의 과정을 묘사하였으며, 개안한 어린이가 다른 중생들을 마주하며 이 회향이 확산할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고려속요 <처용가>는 처용이 열병신을 마주 보며 자신의 인격적 원만함을 통해 그를 감화시켰다. 그러나 또 다른 적대적 서술자가 열병신을 마주 보며 저주와 ‘머즌말’을 하면서 입체적인 상황이 연출되었다. 속요 <처용가>는 향가와는 달리 병에 걸린 사람이 처용의 아내만이 아닌 불특정 다수이기도 했으므로, 이렇게 열린 상황에서 병 그 자체인 열병신을 직접 마주하게 되었다. 이렇듯 향가와 속요의 화자들은 병과 신을 의인화한 초월적 존재로 상상하고 직접 마주 보려고 했다. 그렇지만 훗날 조선 후기의 서사가사 <노처녀가>와 <덴동어미화전가> 화자는 이렇게 초월적인 존재를 마주 보지 않는다. 그 대신 장애와 결혼이라는 문제에 휘말린 자신의 과거와 현재 상황을 마주 본다. <노처녀가>의 전반부에는 자신의 과거를 마주 보며 장애에 대한 편견을 비판하는 날카로운 문제의식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후반부에서 개인적 차원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그 문제의식은 약화한다. 다른 장애인의 고통까지 공감하기에 이르지는 않았다. 한편 <덴동어미화전가>의 주인공 역시 여러 차례 사고 또는 전염병으로 남편을 잃고, 인생의 꽃에 해당하는 자식도 화상을 입는 파국을 경험했다. 하지만 자신과 아들의 불행을 자신만의 경험으로 한정하지 않고, 청춘과부와 다른 여성들과의 연대를 통해 공감대를 확장하고자 하였다. 자신 또는 그 자식이 온전하지 못한 몸을 지닌 상태에서 신, 병,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전망 등을 마주 보면서, 각자의 시대에서 화자들은 기원과 자기 성찰의 체험을 심화하기도 했다.
판소리 사설에 나타난 질병에 대한 기억과 반응 - 19세기 콜레라의 유행과 <변강쇠가>를 중심으로 -
판소리 사설에 나타난 질병에 대한 기억과 반응 - 19세기 콜레라의 유행과 <변강쇠가>를 중심으로 -
오성준(Oh, Seong-jun)
국문학회 / 국문학연구 제43호 / 2021 / 99-131 (33 pages)
어문학>한국어와문학 / KDC : 문학 > 한국문학 / KCI : 인문학 > 한국어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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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전염병 체험의 기억이 형상화된 작품으로 판소리 사설 <변강쇠가>에 주목하여, 19세기 조선에 유행했던 콜레라의 실상 위에서 <변강쇠가>에 나타난 질병에 대한 기억과 반응을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본격적인 논의를 위해 먼저 19세기 조선의 콜레라 대유행과 관련된 기록들을 통해 전염병의 시작과 전파 속도 및 범위, 증상과 대상을 중심으로 전염병 체험이 집단의 기억 속에 각인된 양상과 특징을 살펴보았다. 평안도에서 시작된 콜레라가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며 19세기 조선 사회 전체에 큰 고통과 수많은 시체를 남겼던 사실, 그리고 상층보다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현실에 놓여있었던 하층 민중들에게 더 큰 피해를 주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러한 체험이 당시 조선 사람들에게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방불케하는 공포와 불안의 기억을 남겼음을 알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전염병 체험의 기억이 <변강쇠가>에 형상화된 흔적을 살펴보았다. <변강쇠가>의 전반부에서는 평안도라는 작중 공간 설정, 접촉으로 인한 대량의 죽음을 중심으로 전염병의 기억이 작품 속에 형상화된 모습을 확인했다. 작품의 중반부에서는 강쇠의 죽음을 둘러싸고 전염병이 남긴 고통의 증상 및 빠른 전파 속도와 관련된 기억, 그리고 ‘가난한 자의 역병’이라는 씁쓸한 현실에 대한 기억이 형상화의 주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작품의 후반부에서는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는 공간 설정, 땅과 사람에 붙어버린 시체의 모습, 이를 갈아 없애는 결말에 콜레라로 인해 시체가 범람했던 19세기의 흔한 풍경이 투영되어있음을 확인했다. 이후 전대미문의 전염병 충격에 대한 반응이 <변강쇠가>에 어떻게 드러났는지를 파악하고자 했다. 특히 공동체 경계 안에 있는 존재들이 공론을 통해 옹녀와 강쇠를 타자화하고 처리하는 과정에 주목했다. ‘우리’와 ‘그들’ 사이에 놓인 담장이 더욱 높고 견고해지는 모습을 통해, 전염병에 대한 반응으로서‘차별과 배제의 논리’가 <변강쇠가>를 주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대처할 수 없는 위기의 상황마다 ‘차별과 배제의 논리가’ 등장하는 역사적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19세기 조선 사회에서 콜레라라는 전대미문의 질병이 빚어낸 인간성의 비극을 <변강쇠가>가 잘 보여주고 있다고 보았다. 19세기의 콜레라와 21세기의 코로나19, 전염병이라는 유사한 위기 상황에 서 질병에 대한 반응이 보여주는 ‘인간성의 수준’은 200년 전과 비교했을 때19세기의 콜레라와 21세기의 코로나19, 전염병이라는 유사한 위기 상황에서 질병에 대한 반응이 보여주는 ‘인간성의 수준’은 20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나아졌는가? 여전히 차별과 적대, 그리고 혐오와 배제의 논리가 작동하고 있지는 않은가? <변강쇠가>가 던지는 이상의 질문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처럼 <변강쇠가>는 19세기 조선 사회의 콜레라 대유행이 남긴 기억과 이에 대한 반응을 작품 전체에서 문학적으로 잘 형상화하고 있으며, 전염병의 기억 위에서 인간의 문제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 문학사에서 ‘질병 문학’을 논할 때, 19세기를 대표하는 ‘전염병 서사’로서 판소리 사설 <변강쇠가>의 문학사적 의의를 찾을 수 있다.얼마나 나아졌는가? 여전히 차별과 적대, 그리고 혐오와 배제의 논리가 작동하고 있지는 않은가? <변강쇠가>가 던지는 이상의 질문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처럼 <변강쇠가>는 19세기 조선 사회의 콜레라 대유행이 남긴 기억과 이에 대한 반응을 작품 전체에서 문학적으로 잘 형상화하고 있으며, 전염병의 기억 위에서 인간의 문제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 문학사에서 ‘질병 문학’을 논할 때, 19세기를 대표하는 ‘전염병 서사’로서 판소리 사설 <변강쇠가>의 문학사적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석촌별곡(石村別曲)>에 나타난 현실 인식과 그 의미
<석촌별곡(石村別曲)>에 나타난 현실 인식과 그 의미
김혜진(Kim, Hye-jin)
국문학회 / 국문학연구 제43호 / 2021 / 193-218 (26 pages)
어문학>한국어와문학 / KDC : 문학 > 한국문학 / KCI : 인문학 > 한국어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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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석촌 정해정의 <석촌별곡>에 나타난 현실 인식과 문학적 대응을 고찰하고자 마련되었다. 정해정은 송강 정철의 삼남인 정진명의 9대손으로, 출사하지 않고 고향인 담양에서 일생을 보낸 인물이다. <석촌별곡>은 복제 간소화를 골자로 한 갑신 의제 개혁이 시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강개한 심정을 고스란히 담아 창작한 작품이다. <석촌별곡>은 가사의 전범으로 일컬을 만한 전대의 가사 형식을 수용하면서, 당대의 현실 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과거의 제도와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주제의식을 구현하였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현실 문제로 인해 은일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향촌 유학자로서의 무력감과 비애가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주조하지만, 유람과 현실의 두 축을 중심으로 시상이 전개되면서 정서적 변화가 나타난다. 한 축에서는 거주지 인근의 명승지를 돌아보며 감흥을 표출하고, 다른 한 축에서는 현실 문제에 대한 울분을 직접 제시하며 현실에서 벗어나 자연에 은둔하며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결론적으로 <석촌별곡>은 향촌에 거주했던 유학자로서 갑신 의제 개혁에 반발하며 현실적 대응 방식을 정립해 가는 과정에서의 고민과 다짐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19세기 말, 봉건 체제 붕괴 및 외세 침략 등 국내외적으로 급변하는 현실 속에서 대명의리관의 전승과 전통적인 지배 질서의 회복을 바라는 보수적인 이념 지향성을 기반으로 창작되었지만, 개인적 삶과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문학적 실천으로서 가사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19세기 조선 문인의 『해국도지(海國圖志)』 독서 체험과 문학적 형상화 - 신필영(申弼永)의 「해국죽지사(海國竹枝詞)」 연구 -
19세기 조선 문인의 『해국도지(海國圖志)』 독서 체험과 문학적 형상화 - 신필영(申弼永)의 「해국죽지사(海國竹枝詞)」 연구 -
표가령(Pyo, Ga-ryeong)
국문학회 / 국문학연구 제43호 / 2021 / 283-313 (31 pages)
어문학>한국어와문학 / KDC : 문학 > 한국문학 / KCI : 인문학 > 한국어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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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조선의 문인인 옥파(玉坡) 신필영(申弼永, 1810∼1865)은 동시기 청나라의 관료ㆍ문인인 위원(魏源, 1794∼1857)의 『해국도지(海國圖志)』를 열독(熱讀)하고 그 내용을 총 62수의 죽지사(竹枝詞)인 「해국죽지사(海國竹枝詞)」로 창작하였다. 신필영은 동시대 『해국도지(海國圖志)』를 접했던 조선 후기의 소위 실학자, 경세가들이 국외 정세 탐문과 천주교 배격, 해방책(海防策) 강구 등을 위한 목적으로 『해국도지(海國圖志)』를 활용했던 것과 달리 아편전쟁 이후 쑥대밭이 된 중국의 현실을 인지하고서 서양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이를 문학적 형상화의 소재로 삼았다. 본고에서는 신필영이 『해국도지(海國圖志)』를 읽고 「해국죽지사」를 창작한 배경 및 『해국도지(海國圖志)』와 「해국죽지사」의 관계를 살핀 후, 조수삼(趙秀三, 1762∼1849), 이유원(李裕元, 1814〜1888) 등의 해외죽지사와는 달리 국제 정세에 의한 위기감에서 촉발되어 창작되었기에 시의성(時宜性)을 지닌다는 특징에 착안하여 전체 62수 가운데 동남아시아의 국제 정세를 형상화한 일부 작품들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진행하였다. 신필영은 위원의 『해국도지(海國圖志)』 저술 의도를 일부 반영하여 동남아시아 지역들을 분류하고, 싱가포르, 자바섬, 피낭섬 등을 소재로 한 작품에서는 해당 지역에 침윤해 있는 서양 세력의 모습을 생생하게 형상화하되 이들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함께 담아내었다. 또한 조선 문인들에게는 낯선 지역들을 형상화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서 외래어와 같은 낯선 시어를 오히려 작품 속에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해외’라는 이국적인 공간의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느끼게끔 유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질병의 불안에 대한 서사적․극적 처방전 - ‘손님굿’의 신화와 놀이를 중심으로 -
질병의 불안에 대한 서사적․극적 처방전 - ‘손님굿’의 신화와 놀이를 중심으로 -
조현설(Cho, Hyun-soul)
국문학회 / 국문학연구 제43호 / 2021 / 7-35 (29 pages)
어문학>한국어와문학 / KDC : 문학 > 한국문학 / KCI : 인문학 > 한국어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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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를 알 수 없는 질병은 집단적 불안을 조성한다. 손님굿은 두창이라는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의례적 처방이었다. 손님굿에는 두 가지 처방전, 곧 서사적·극적 처방전이 제시되어 있다. 손님굿의 서사는 압록강을 건너온 전염병을 손님신으로 인식한다. 먼저 손님신을 문신·호반·각시, 3위로 설정한다. 이는 여신 각시손님이 두 남성신의 대립을 통합하는 형식이다. 그러나 실제로 대립하는 것은 각시손님을 대접하는 영접자들의 환대와 적대이다. 뱃사공과 김장자가 적대한다면 노고 할미는 환대한다. 손님신들의 화복을 결정하는 요인은 주체의 태도이다. 정성을 다하면 손님신을 피할 수 있다. 손님신은 동해안 굿에서 넷으로 변형되기도 한다. 이는 무당의 착각이나 관용적 변형이 아니라 전략적 선택의 결과이다. 네 번째 손님신 세존손님은 손님굿에 앞서 연행되었던 세존굿의 주신으로 가택신이자 조상신이다. 세존손님은 손님굿에 파견된 세존신이다. 네 손님신 구조는 세 손님신 구조가 변형된 것으로 각시손님의 중개적 위상이 세존손님으로 전이된 결과이다. 외부의 손님신들과 내부의 가신들의 대립 구도에서 가신이자 손님신인 세존손님은 중개자가 된다. 이런 서사적 처방전은 손님굿의 뒤풀이로 연행되는 굿놀이에서 극적 형태로 재현된다. 극을 주도하는 막둥이는 손님신을 박대한 김장자의 삼대독자이다. 두창으로 죽은 아이를 손님신을 모시는 마부로 배치함으로써 병사한 원혼과 아이 잃은 기주와 단골들을 위로하는 동시에 세존손님과 같은 중개자의 위상을 부여한 것이다. 천연두가 사라진 현재의 굿에서 막둥이는 별비를 얻기 위한 희극적 배역이지만 과거 별상굿에서 막둥이는 손님신을 달래는 구실을 수행했다. 손님굿의 서사적․극적 처방은 의학적 처방과 상동성을 가지고 있다. 의서들은 태독이라는 내인이 사기라는 외인을 만날 때 천연두가 발병한다고 해석하는데 이는 손님신을 주체가 어떻게 대접하느냐에 따라 질병의 발생과 경중이 달라진다는 굿의 해석과 흡사하다. 외부에서 씨앗을 배양한 뒤 아이의 신체에 주입하여 면역체계를 구축하는 종두법과 천연두로 죽은 막둥이, 또는 세존신을 손님신의 내부로 파견하여 백신의 기능을 수행토록 한 의례의 처방도 혹사하다. 이는 인간의 몸과 마음, 의술과 의례를 통합적으로 사유했던 굿의 전통, 또는 동아시아의 통합의학적 사유가 빚은 상동성이다.
이현보의 『애일당구경첩』 수록 그림과 분강가단의 강호가도
이현보의 『애일당구경첩』 수록 그림과 분강가단의 강호가도
권정은(Kwon, Jung-eun)
국문학회 / 국문학연구 제43호 / 2021 / 169-191 (23 pages)
어문학>한국어와문학 / KDC : 문학 > 한국문학 / KCI : 인문학 > 한국어와문학
초록보기
이 논문은 농암 이현보의 생애와 관련된 여러 그림을 그의 문학 작품과 함께 살펴봄으로써 작가가 구가했던 강호가도의 문화적 저력과 특징을 확인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이현보는 일찍부터 강호가도의 창도자로서 언급되었으며, 분강가단을 중심으로 영남 문학을 대표하는 주요 작가로 부각되었다. 그 과정에서 문학을 위시한 다양한 문화를 포괄하며 연구가 확장되었는데, 본고는 이러한 관심의 일환으로 농암 주변의 시각 자료에 주목했다. 그리고 이들 자료들을 <귀거래도>, <은대계회도> 그리고 문중의 귀중본인 『애일당구경첩』 소재 3장의 그림으로 분류해서 관련 문학 작품과 함께 살펴보았다. 그 결과 <귀거래도>는 낙향을 소망했던 농암의 처사로서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상징적 그림으로, <은대계회도>는 대부로서의 자부심을 반영했던 그림으로, 『애일당구경첩』 소재 자료들은 40대 이후 농암의 삶의 자취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가운데 『애일당구경첩』 소재 그림은 귀거래를 소망하고 있으면서 현실은 관직에 머무는 동안 있었던 각종 연회의 장면을 그린 것으로, 70대 이후 온전한 강호가도의 즐거움을 누리기까지의 과정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었다. 농암의 강호가도는 문명으로부터의 완전한 이탈이나 고립이 아닌 요족한 문화의 터전을 즐기는 특징을 지니는데, 그 기저에는 오랜기간 귀거래를 위해 애썼던 과정이 내포되어 있다. 그림들은 바로 이러한 과정을 투사하는 가운데 자연과 문명 사이의 복합적인 영향 관계를 증거하는 자료라는 점에서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한글장편소설 여성인물의 비혼(非婚)에 대한 희구(希求) - <쌍천기봉>, <보은기우록>, <임화정연>을 중심으로 -
한글장편소설 여성인물의 비혼(非婚)에 대한 희구(希求) - <쌍천기봉>, <보은기우록>, <임화정연>을 중심으로 -
고은임(Ko, Eun-im)
국문학회 / 국문학연구 제43호 / 2021 / 251-282 (32 pages)
어문학>한국어와문학 / KDC : 문학 > 한국문학 / KCI : 인문학 > 한국어와문학
초록보기
본고는 <쌍천기봉>, <보은기우록>, <임화정연>의 여성인물에게 나타난 비혼(非婚)에 대한 바람과 그 바람의 실현 양상에 대해 살피고, 작품이 향유되었던 조선사회 비혼의 양태와 그것이 갖는 의미에 대해 논의한 연구이다. 유교적 가부장제를 추수하는 경향이 강하고 특히 중심인물 서사를 통해 그러한 지점이 강조된 장르, 한글장편소설에 조선시대 부정되고 불온시된 비혼에 대한 희구(希求)가 드러나 있는데, <쌍천기봉> 중심인물인 장옥경, 소월혜에게서 비혼에 대한 바람이 강하게 간취된다. 이들은 유교적 교양을 함양한 높은 신분의 여성인물로 결과적으로는 혼인제도에 편입되지만, 진지한 태도로 강 렬하게 비혼의 삶을 희망한다. 한편 반동, 보조인물군에서 비혼을 실현한 여성이 있는데 <보은기우록>의 설소아, <임화정연>의 석가월, 조옥연이 그들이다. 이들은 혼인의 삶을 거부하고 도교에 귀의하여 독자적인 삶을 살아갔다. 그런데 조선의 현실은 소설 속 세계와는 달리 비혼을 불운하거나 불온한 것으로만 취급했다. 특히 주체적이며 적극적 태도로 비혼을 선택한 천주교 신자들은 종교적 삶을 살기 위해 순교를 각오해야 했다. 이러한 사회질서 속에서 여성들의 비혼 욕망이 소설에 투영되었던 것이고, 소설에서 그 욕망은 이해되고 공감된다. 혹은 환상적 설정이 가미되어 비혼이 당당하게 인정되기도 한다.
영화 <마녀>를 통해 본 <아기장수> 전설의 현재적 의의
영화 <마녀>를 통해 본 <아기장수> 전설의 현재적 의의
심우장(Sim, Woo-jang)
국문학회 / 국문학연구 제43호 / 2021 / 343-380 (38 pages)
어문학>한국어와문학 / KDC : 문학 > 한국문학 / KCI : 인문학 > 한국어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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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장수> 전설에 대한 우리의 관점이 민중의 저항성을 중심으로 하는 저항담론에 지나치게 예속되어 있어서 해석의 확장성이 약했던 것은 아닌가 반성해본다. 대등한 서사를 갖고 있는 신화류에 비해서 <아기장수> 전설의 현재적 의의에 관한 논의들이 상대적으로 소략했던 것도 여기에서 연유한다고 하겠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영화 <마녀>를 통해서 <아기장수> 전설에 대한 우리의 시선을 확장하고 작품의 현재적 의의도 새롭게 궁구하고자 했다. <마녀>는 <아기장수> 전설과 비슷한 서사를 갖고 있으면서도 다른 결을 보여주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마녀>의 인물구도는 <아기장수>의 인물구도와 일치한다. 탁월한 능력을 지닌 아기와 그런 아기의 뛰어남에 두려움을 느끼는 어머니, 그리고 아기를 죽여 없애려는 권력자의 삼각구도가 두 작품에서 동일하게 드러난다. 또한 출생 전후에 특이한 일이 벌어지고, 이를 통해 뛰어난 능력을 확인하게 되며, 죽음을 피해 이주하는 과정이 있고, 특별한 재생 공간에서 새로운 인물로 거듭나는 등 세부 스토리에서도 비슷한 면이 많다. 그러면서도 <마녀>는 <아기장수>와 견주어보면 전복적 사유를 담고 있다. 주인공 캐릭터를 남자가 아닌 여자로 설정하면서도 여성성이 거의 드러나지 않게 하여 <아기장수>가 갖고 있는 반여성성을 뒤집어 놓는다. 양가적인 성격을 갖는 어머니도 분화되어 나타나는데, 어머니 캐릭터가 갖는 모순성을 해소하고 어머니에 의한 자식 살해의 부담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마녀>의 주인공인 구자윤은 아기장수와 다르게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행동하는데, 결국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닥터 백을 유인하는 지략을 보여줌으로써 작품 최대의 반전을 마련했다. 이렇게 <마녀>를 통해 <아기장수>를 다시 소환할 수 있게 된 것은 우리 시대가 직면한 또 다른 형태의 탁월성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 때문이다. <마녀>에서는 주로 유전자 변형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지만, 로봇이나 인공지능 기술 등도 탁월성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을 조장하고 있다. 소위 포스트휴먼 시대에 직면하여 배제나 찬양이 아닌 공존의 논리로 탁월성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의 모순을 풀어 보려 한 작품이 <마녀>이다. 이런 의미에서 앞으로도 <아기장수> 서사는 탁월성에 대한 새로운 서사와 접목되어 계속해서 소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흠영(欽英)』에 기록된 감염병의 경험 - 1786년 서울의 홍진(紅疹) 유행을 중심으로 -
『흠영(欽英)』에 기록된 감염병의 경험 - 1786년 서울의 홍진(紅疹) 유행을 중심으로 -
김하라(Kim, Ha-ra)
국문학회 / 국문학연구 제43호 / 2021 / 69-98 (30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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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감염병의 시대를 사는 오늘날 여기서 감염병의 과거를 살피려는 시도이다. 이를 위해 유만주(兪晩柱)의 『흠영(欽英)』에 남은 감염병의 기록을 들여다보았으며, 그 중 서울에 홍역이 창궐한 1786년 3월부터 6월까지 유만주와 주변 인물들의 질병 관련 경험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당시에 크게 유행한 홍역은 국왕 정조(正祖)의 장남 문효세자(文孝世子)의 목숨마저 앗아갈 만큼 기세가 대단했다. 이러한 때에 유만주는 자신의 가족, 특히 어린 아우와 자식들을 지켜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지닌 의료 지식을 총동원하고 전문 의료인을 만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으며 그 결과 홍역으로부터 가족을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유만주의 부유한 친척인 유준주(兪駿柱)와 유산주(兪山柱)도 각자의 지식과 경제력을 기반으로 감염병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다. 반면 경제적으로 취약한 처지에 놓였던 사람들의 상황은 달랐다. 유만주의 고종사촌 김이중(金履中)은 서울의 사대문 밖에서 극빈의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자녀 둘이 감염되었음에도 의원을 만나 약을 처방받을 경제력이 없어 괴로워했다. 또한 유만주의 집에 함께 거주하던 행랑사람의 자녀는 홍역이 창궐한 직후에 감염되어 결국 목숨을 잃었다. 이 사례는 같은 집에 살고 있어도 신분과 경제력에 따라 감염병을 겪는 양상이 판이하며, 사회적 약자들이 감염병에 더욱 취약함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흠영(欽英)』에 기록된 감염병의 경험으로 보건대, 감염병 자체는 자연발생적이지만 그에 대한 대응은 사회적이고 정치적이다. 같은 감염병을 만나도 그로 인해 받는 고통과 피해는 질병을 겪는 사람들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상이함을 이 일기의 기록은 보여 준다. 그리고 이러한 양상은 감염병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재와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1786년, 감염병으로부터 백성을 지키기 위해 국왕 정조가 보인 노력과 그 결실로서 감염병의 종식은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도 희망을 준다. 정조는 홍역으로 후계자를 잃은 슬픔을 억누르고 의료소외계층을 위한 국가 의료 시스템의 적극적 운영을 독려했으며, 세자의 치료에 실패한 의원을 처벌하라는 공소한 담론을 단호하게 물리치고 혜민서와 활인서의 담당자를 독려해 백성의 구호에 집중하도록 했다. 결국 정조의 조정에서는 1786년 6월 29일, 홍역의 종식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왕실의 인물을 바라보는 시선 - 『종반행적(宗班行蹟)』에 담긴 15세기 관각문학의 일면 -
왕실의 인물을 바라보는 시선 - 『종반행적(宗班行蹟)』에 담긴 15세기 관각문학의 일면 -
구슬아(Koo, Seul-Ah)
국문학회 / 국문학연구 제43호 / 2021 / 135-167 (33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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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종반행적(宗班行蹟)에 수록된 15세기 종친들의 묘도문자로부터 관각문학적 특징을 발견하려는 시도이다. 종친은 군왕의 부계 친족이자 군신관계에 놓인 특수한 신분이다. 종반행적에는 이러한 종친들의 전기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15세기 종친들의 묘도문자는 서거정, 임사홍, 홍귀달, 남곤 등 유력 관각문인들이 창작하였는데, 작품 대부분이 이들의 문집에 수록되지 않아 자료적 가치가 높다. 종반행적에 수록된 15세기 창작 종친 묘도문자의 관각문학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들 작품에는 고귀한 왕실의 혈통에 대한 찬양과 존모가 담겨 있다. 특히 종친의 세계를 서술하는 과정에서 세종과 성종대의 태평성대를 남달리 칭송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15세기의 종친들이 세종과 성종대의 문운 융성기를 함께 견인해 온 관각문인들에게 태평성대를 회상하게 하는 인적 증거로 기능한 결과이다. 둘째, 종친을 대하는 군왕의 내밀한 사적 감정을 거침없이 묘사하고 있다. 특히 부왕 혹은 형제로서 군왕의 가족애를 부각시키는 일화를 삽입하고 생생하게 묘사하는 특징이 있다. 이는 사적 일화의 삽입이 만백성의 너그러운 부모로서 군왕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셋째, 종친들은 독서에 침잠하거나 학문에 대한 열정이 깊고, 예술에 대한 깊은 조예를 타고난 인물들로 형상화된다. 하지만 그와 같은 면모를 드러내는 특수한 일화가 아닌 정형화된 표현을 반복함으로써 왕실의 위계 질서에 순응하며 정치적 안정에 기여하는 규범적 종친상(像)을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15세기의 관각문인들은 종친들의 모범적 삶을 통해 조선의 태평성대를 증명하고 회상한다. 그러나 왕실의 정책에 반발하거나 비판을 하는 등 정치적으로 문제가 된 종친들의 묘도문자 창작은 도외시하거나 역사적 평가 자체를 외면한 아쉬움도 낳았다.
가족유사성의 개념을 통한 김수장 자작 시조의 배열 원리 고찰 - 주씨본 『해동가요』에 수록된 사설시조를 중심으로 -
가족유사성의 개념을 통한 김수장 자작 시조의 배열 원리 고찰 - 주씨본 『해동가요』에 수록된 사설시조를 중심으로 -
이혜경(Lee, Hye-gyoung)
국문학회 / 국문학연구 제43호 / 2021 / 219-250 (32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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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18세기 가집 『해동가요』에 수록된 노가재(老歌齋) 김수장(金壽長, 1690∼?)의 자작 사설시조를 중심으로, 작품이 가집에 수록되어 있는 양상을 후기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탐구(Philosophische Untersuchungen)』가운데 핵심 개념인 ‘가족유사성(family resemblance)’을 기반으로 하여 작품 배열 원리를 확인하였다. 『해동가요』에 수록되어 있는김수장자작 사설시조는소재나 주제에 의한 일정 기준 없이 작품들이 흩어져 무질서한 나열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이는 인접한 소재와 연상작용에 의한 배열방식으로, 작품배열의 전후에 놓인 유사성에 의해 일정한 관계성을 유지하고 있는 편집체재였다. 즉 각 작품의 소재에서 발견되는 유사성들의 중첩에 의한 연결을 통하여 본고에서 설명하고자했으며, 이러한 발견은 비트겐슈타인의‘가족유사성’ 개념과 상통하였다. 조선후기 가객 김수장의 일상세계는 곧 작품세계로 형상화되었으며 작품에 대한 묘사가 당시의 사실과 가객의 경험을 반영하고 있었다. 이러한 작업에 의해 첫 작품은 놀이의 ‘풍류’와 관련된 유사한 소재들로 묶여 배치되어 있었으며 곧이어 ‘시름’, ‘유교적 세계관’, ‘김수장의 일상’, ‘신선’, ‘인물’, ‘몽유’, ‘유흥’ 등 8가지의 소재로 분류 및 나열된 편집체재 규칙을 찾았다. 작품 전후에 놓인 다른 소재와의 경계는 뚜렷하게 나누어지지 않고 서로 맥락이나 단어의 유사성에 의한 중첩 양상을 보였다. 가객 김수장은 사설시조를연행의 놀이공간에서 향유하기 위한 용도로 창작하였으며 놀이 개념을 자신의 작품편집체재에도 적용시켰다. 이것은 예리한 경계 구분에 의한 작품 나열이 아닌, 서로 겹치는 유사성을 바탕으로 한 배열규칙으로설명된다. 결론적으로 김수장의 자작사설시조의 배열 규칙은 비트겐슈타인의 ‘가족유사성’ 이론으로 설명됨을 지적하여 본고에서는 김수장이 가집 편찬자이자 편집자로서의 면모를 규명할 수 있었으며 조선후기 시조사에서 가객 김수장의 위치를 재조명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소학』의 한국적 변용
『소학』의 한국적 변용
박순남(Bak, Soon-Nam)
한국문학회 / 한국문학논총 제87권 제1호 / 2021 / 69-103 (35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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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의 『소학』이 ‘한국적 소학’으로 변용되는 과정 속에서 『소학』의 학문 규모 및 편차 체계, 내용 체계 및 중요한 논점들이 한국의 소학서에 어떻게 수용되고 변모되어 한국의 독자적인『소학』교재로 산출되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성호 이익의 문도들을 중심으로 유독 새로운 소학서류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이들 학파의 주자의 『소학』에 대한 한 경향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하학지남』, 『동현학칙』은 주자의 『소학』이 한국 『소학』으로 심화 발전하는 그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저술물일 뿐 아니라, 한국 『소학』 논의에서 다루어졌던 중요한 쟁점을 포괄하여 내용상으로 전면적으로 개편된 저술물이라는 점에서 이들 소학서류의 특징적인 면모를 나누어 정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황덕길의 『동현학칙』은 『소학』의 가언과 선행의 외편을 확장 실증한 책이다. 그는 이 책을 만들면서 입교 편을 ‘國學之敎’, ‘家塾之敎’, ‘家庭之敎’ 3장으로 나누어 그 아래 조목을 분속시켰다. 입교 편의 분장은 조선후기 소학학의 중요쟁점으로 주자가 분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되었던 논의였다. 그럼에도 입교 편을 3장으로 분장하여 명륜 편 아래 5장, 경신 편 아래 4장을 둔 것과 같이 대등한 체계로 편장을 구성하였다. 이는 퇴계가 「소학도」에 입교 편 아래 4장을 두고, 성호가 다시 8장을 둔 것을 계승한 조처이다. 이러한 입교 편 분장은 이상호의 『동학』과 김형재의 『대동소학』에도 그대로 수용되면서 한국 소학서 입교 편의 체계가 하나로 일관되게 되었다. 안정복의 『하학지남』은 중국학자 이성과 조선 학자들의 『소학』 분절에 대한 이견을 수용하여 일용과 수신에 긴절한 내용들을 <經史子集>에서 추출하고 동국의 현인을 모범 인물로 내세운 소학서이다. 이 책은 각 편장 아래 분절명칭을 세워 그 아래 조목을 분속하여 일정한 기준으로 분절체계를 세워 저술된 소학서이다. 이에 따라 『하학지남』은 수권은 1편 3장 12절 130조목, 상권은 3편 30장 104절 591조목, 하권은 5편 37장 154절 883조목 등 전체 3권 9편 71장 270절 1604조목으로 분장 분절체례를 완비한 한국의 독자적인 소학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그 체계와 내용에 있어 주자의 학문 방법론을 준용한 것이며, 서술 방식에 있어서는 한국 소학학의 중요한 성과인 분절 논의를 소학서의 저술에 응용한 것으로, 한국 소학서에서 의미 있는 성과물로 해석될 수 있다.
1980년대 노동시의 정치성과 시적 수사
1980년대 노동시의 정치성과 시적 수사
오윤정(Oh, Yoon-Jeong)
한국문학회 / 한국문학논총 제87권 제1호 / 2021 / 399-429 (31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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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1980년대 노동시의 시적 가치를 언어와 수사 등 형식미학적 특징을 통해 고찰하고자 한다. 이 논의는, 다른 시기의 리얼리즘 시의 양식이나 시적 수사에 대한 연구가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는 것에 비해 1980년대 노동시의 시적 언어나 설득의 수사와 같은 형식미학적 측면은 아직 본격적인 연구에 이르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다. 1980년대 노동시는 기존의 시적 문법을 다시 쓰고 원래의 것에 의문을 던지며, 그것의 영역 밖에서 새로운 시 쓰기를 시도했다. 이들 시는 제도적인 사회적 위계질서와 역할을 의심하고 그를 새롭게 재구성하고자 하는 지향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의 시어와는 다른 언어, 노동의 삶에 대한 생생한 묘사, 시적 인물과 상황을 부각하고 여성, 하층민을 아우르는 ‘노동자’라는 계급적 전형을 창조해 간 점, 그리고 그에 서사를 입힘으로써 공감과 참여라는 독자의 읽기를 유도한 점이 이러한 논의에서 중요하다. 무엇보다 노동시의 정치성은 바로 감성적 불일치(불화)의 공간을 창조한 데 있다. 노동자의 삶을 보여주고, 그들의 고백과 감정에 동요하게 하며, 계급적 깨달음과 각성의 세계로 사람들을 이끌어가는 미학적 힘을 노동시는 보여주고 있다. 이는 동시에 기존의 것, 지배문학, 엘리트 문학을 부정하는 반동일성의 정치성을 지향한다. 본고는 1980년대 노동시의 정치성을 노동시의 언어, 시적 수사와 같은 형식미학적 고찰로부터 발견하고자 하였다. 이는 ‘구술성’의 언어와 ‘육체’라는 알레고리의 문제로 나누어 논의할 수 있다. 구술성은 이전 시의 문자성, 읽기 위한 텍스트성에 저항한다. 그들에게 살아 있는 시는 노동의 삶을 이야기하는 시, 노동자의 감성과 언어를 들려주는 시, 노동 현장의 목소리를 직설적으로 재현하는 시이다. 노동시의 구술성은 현장성을 강조하며, 독자의 공감과 참여를 직접적으로 설득한다. 또한 1980년대 노동시에서 독특하면서 독보적인 이미지는 ‘육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노동자의 힘과 노동의 가치를 보여주는 중요한 알레고리이다. 노동시의 ‘육체’는 모더니즘의 지성, 서정시의 감성과 대비되는 것으로, 1980년대 노동시는 노동자의 ‘육체’를 새롭게 알레고리화함으로써 노동의 삶을 형상화했다.
식민지 시기 신춘문예 제도와 작문 교육
식민지 시기 신춘문예 제도와 작문 교육
손동호(Son, Dong-Ho)
한국문학회 / 한국문학논총 제87권 제1호 / 2021 / 179-210 (32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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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의 신춘문예는 신진 작가의 발굴을 내세우며 등장하였다. 이는 독자 참여 제도의 시행 목적이 ‘독자’ 확보에서 ‘작가’ 확보로 변모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아동작품은 ‘작가’ 확보와는 다른 목적에서 시행하였다. 『동아일보』는 신춘문예 시행 첫해부터 문예계, 부인계, 소년계 등으로 독자의 층위를 구분하여 작품을 모집하였다. 이는 여성과 아동이라는 새로운 독자층을 발굴하여 가정란과 아동란을 신설한 매체의 지면혁신 정책과 연계된 작업이자, 이전 시기 독자 참여 제도의 전통 계승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문화주의를 표방하며 창간한 『동아일보』는 계몽의 차원에서 여성과 아동 독자를 호출하였다. 민족을 개량하여 문명화를 달성하기 위해 아동을 교육함으로써 근대적 주체를 양성하고자 한 것이다. 신문의 잠재적인 독자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나 문명화를 추진하기 위한 아동 교육의 필요에 의해서나 아동을 대상으로 한 문장 교육은 중요한 과제였다. 작문은 이러한 복합적인 배경에서 선택되어, 신춘문예의 모집부문에 포함될 수 있었다. 신춘문예 작문 부문 당선작은 자연 묘사 및 아동의 일상을 주로 다루었다. 하지만 작문은 단순히 자연을 묘사하거나 사건을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상황에서 촉발된 구체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이를 통해 작문이 조선어 글쓰기를 통한 아동의 정서 함양을 지향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식민지 시기 총독부의 교육 정책은 조선어 교육을 폐지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아일보사는 브나로드 운동을 주관하고, 다양한 한글 관련 기획란을 마련하여 언문철자법의 보급에 앞장섰다. 그리고 아동들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한편 조선어로 된 작품을 모집, 발표하였다. 결국, 작문은 습작을 통한 조선어 글쓰기의 보급 및 아동 계몽을 목적으로 시행되었으며, 아동 계몽의 실질적인 내용은 정과 동정의 함양이었다. 신문의 지면개편에 관여하고 신춘문예를 주관한 이광수는 아동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근대적 사회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감정 규범으로 정과 동정을 제시하고, 그 실현 수단으로 작문을 활용하였다. 당선작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제도 시행 초기 편집진의 이러한 의도가 신춘문예 시행동안 지속적으로 관철되었음을 확인하였다.
김동명 시의 탈식민주의와 분열증적 사유의 의미
김동명 시의 탈식민주의와 분열증적 사유의 의미
국원호(Kook, Won-Ho);최도식(Choi, Do-Sik)
한국문학회 / 한국문학논총 제87권 제1호 / 2021 / 241-276 (36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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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김동명의 시에 나타난 탈식민주의와 분열증적 사유의 정치적 의미를 밝혔다. 김동명은 시작 활동 내내 일제 식민주의와 해방 후 소비에트 전체주의 사회라는 억압적 현실을 경험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전체주의와 제국주의적 현실의 경험은 역설적이게도 자아와 타자,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엄격히 구분된 제국주의의 위계적 질서와 경계를 해체하고자 하는 시 정신을 갖게 하였다. 특히 김동명은 해방 직후 간행된 『三八線』, 『하늘』, 『眞珠灣』과 같은 시집에서 탈식민화된 현실 속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를 청산하고, 새로운 민주 독립 국가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을 치열하게 드러냈다. 그래서 그는 일본의 파시즘적 제국주의의 신화를 해체하고 일제의 만행을 폭로하고, 일제에 의해 수탈과 침략을 당한 소수 민족들과의 연대를 주창하는 분열증적 사유와 욕망을 시화(詩化)했다. 해방 후 김동명은 민주주의 독립 국가를 염원했지만, 오히려 북한에서 소비에트와 공산 정권의 만행과 전체주의적인 통치를 목격한다. 그가 본 북한의 정치 현실은 공산주의가 아니라 일제시대와 같은 신식민주의적 통치, 전체주의적 통치의 반복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소비에트와 김일성 정권의 전체주의로 인해 인권이 말살되고 제국주의적 수탈로 헐벗은 북한의 비참한 실상을 시로 풍자하고 조롱한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김동명에게 ‘3·8선’은 남과 북이라는 지리를 막는 경계뿐만 아니라 이념과 이동, 신념 등을 가로막는 제국주의적 한계선이 되었다. 김동명은 이 3·8선을 민중들의 의식화된 투쟁을 통해 해체하고자 했으나, 해방 후 소비에트 사회주의 치하의 민중들은 봉건적인 낡은 제국주의와 전체주의적 권력에 의해 종속된 예속 집단이 되었음을 자각하고 3·8선을 넘어 남한으로 탈출하게 되었다. 해방 후 구획된 3·8선이라는 제국주의적 경계는 김동명이 북한에서 문학을 통해 펼치고자 했던 민족 해방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한계선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냉전과 소설의 형식, ‘(경남)진영’의 장소성과 사회주의자 서사 (1)
냉전과 소설의 형식, ‘(경남)진영’의 장소성과 사회주의자 서사 (1)
이선미(Lee, Sun-Mi)
한국문학회 / 한국문학논총 제87권 제1호 / 2021 / 367-398 (32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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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일은 좌익으로 활동하다가 월북한 아버지의 이야기라는 후기나 서문을 달고 빨갱이, 빨치산, 사회주의자를 소설에 등장시킨 작품을 여러 편 쓴다. 「어둠의 혼」, 『노을』, 『불의 제전』, 『아들의 아버지』 네 편의 아버지/아들 서사가 직접적으로 아버지를 다룬 소설이라면, 『겨울 골짜기』나 『푸른 혼』은 빨치산, 사회주의자였던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혹은 아버지를 ‘아버지’로서 인정받기 위한 마음으로 창작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1966년부터 시작된 김원일의 작가로서의 창작과정에는 이 아버지/아들 서사가 강렬한 한 축을 형성한다. 이 소설들은 빨치산, 사회주의자였던 한 인간의 입체적인 모습을 구성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창작과 재창작, 혹은 개작의 과정이 필요했던 것도 아버지에게 ‘아버지(인간)’의 모습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었다. 결국 아버지 서사의 창작과 개작과정은 김원일 스스로 사회적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과정이기도 하다. 김원일이 성실하게 꾸준히 아버지 서사를 지속했던 것은 그것이 바로 아들, 자신의 서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정은 검열이라는 냉전사회의 창작 구조를 비겁한 방식으로 수용하는 극히 현실적인 생존의 시간이었다. 좌익 2세의 운명이며, 현실일 것이다. 김원일은 모욕적일 수도 있는 빨갱이 아들로서의 삶을 부정하거나 벗어나지 않고 탈/냉전의 정치적 변화에 따라 생겨나는 삶의 영역을 착실하게 넓혀가면서 아버지/아들 서사를 진실에 육박하도록 확대해나간다. 이 서사적 과정의 완결점은 2013년에 발표한 『아들의 아버지』이다. 이 소설은 한국사회의 탈/냉전의 정치가 감각된 결과물인 듯이 사회주의자, 빨치산 활동의 중심에 서 있었던 아버지의 일대기 같은 작품이다. 이 논문이 살펴본 『아들의 아버지』 이전의 과정은 이 작품으로 귀결되어 ‘아버지/아들 서사’를 완성하는 계보를 구성한다. 검열이 일상화된 냉전사회에서 빨갱이 아버지를 아버지로서 기억할 수 없는 상황이 담겨진 ‘기억 서사’는 냉전사회가 만들어낸 문학적 성과이다. 검열과정에 타협하는 문학적 선택까지도 지난한 분단 작가의 삶으로 해석되는 김원일의 아버지/아들 서사는 냉전사회와 소설의 관계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조선후기 燕行錄에 기록된 청대 風俗 인식의 추이
조선후기 燕行錄에 기록된 청대 風俗 인식의 추이
정훈식(Jung, Hun-Sik)
한국문학회 / 한국문학논총 제87권 제1호 / 2021 / 35-68 (34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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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조선 후기 ‘燕行錄三家’라 일컫는 김창업ㆍ홍대용ㆍ박지원의 연행록을 중심으로 풍속의 의미와 기록의 추이를 고찰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조선 후기 연행록 저자들에게 풍속은 청의 정체성을 파악하기 위해 중점적으로 살펴야 할 대상이었다. 이는 풍속이 조선의 왕도정치에서 교화의 기본 대상이자 그 결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성인의 가르침을 제도화한 관혼상제와 의복 등을 제대로 따르고 있는지, 또는 충신ㆍ효자 등을 기리고 있는지를 살펴 풍속교화의 성패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시각으로 청 입관 후 북경을 오가며 중국 견문을 기록한 다수의 연행록 저자들은 호복과 변발로 바뀐 중국을 보면서 중화 문명이 무너지고 오랑캐가 천하를 웅거하였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입관 후 청의 치세에 주목한 저자들은 청의 풍속을 재인식하거나 새로운 대상으로 눈을 돌리며 만주족이 지배하는 중국을 재인식하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호복의 실용성과 조선 의관의 불편함을 대비하며 기존의 관점을 전환하고, 이전에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人情, 人品을 자세히 관찰하고 높이 평가하면서 청나라 풍속의 후함을 강조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그들은 청의 풍속을 폭넓게 관찰하고 새로운 면을 적지 않게 발견하면서, 이전 교화의 대상으로서 풍속에서 이용후생을 위한 관심사로서의 풍속으로 기록하기 시작하였고, 이것이 축적되어 북학론을 형성한다. 한편으로 풍속은 청조의 운수를 짐작하는 중요한 근거로 간주되어 이와 관련된 기록이 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이전 ‘胡無百年’설과 같이 화이론적 사고와는 다른 관점에서 중국의 흥망을 내다보는 방식이다. 이 연구는 조선후기 연행록에 기록된 풍속을 총괄적으로 고찰하기 위한 시론으로 수행된 것으로, 이를 바탕으로 향후 전체 연행록으로 확대하여 살필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만해의 『유심』 기획과 한국 고유사상의 합류
만해의 『유심』 기획과 한국 고유사상의 합류
홍승진(Hong, Seung-Jin)
한국문학회 / 한국문학논총 제87권 제1호 / 2021 / 135-178 (44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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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유심』의 기획 의도와 인적 네트워크를 분석함으로써, 만해가 잡지를 통하여 모색한 수양이 한국 고유사상인 동학(천도교) 및 대종교와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점을 고찰한다. 이 잡지의 필진은 (1) 중국ㆍ일본불교와 다른 한국불교의 고유성에 주목한 조선불교, 그리고 대한제국민력회(1890년대)와 기호흥학회(1900년대)와 조선광문회(1910년대) 등의 조선학 연구로 이어지는 (2) 동학(천도교)과 (3) 대종교, 이렇게 세 가지 흐름으로 구성된다. 이는 『유심』의 성격이 불교잡지보다 수양잡지에 더 가까우며, 그때의 수양이란 한국 고유사상과 연관이 있음을 드러낸다. 『유심』의 논설에 나타나는 한국 고유사상의 특성은 (1) 수양을 통한 물질문명에서 정신문명으로의 전환 모색, (2) 새로운 정신문명의 바탕으로서의 내재적 신성에 관한 사유, (3) 초월적 신성의 부정을 통한 신체적ㆍ감각적 현실에의 긍정, (4) 현실 속에서 이상을 찾는 약소민족의 잠재력 강조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들은 『님의 침묵』의 독특한 시적 성취를 가능케 하는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한용운의 시를 새롭게 이해하는 연구 시각이 될 것이다.
토크쇼, 문화적 관행으로서의 제의
토크쇼, 문화적 관행으로서의 제의
권유리야(Kwon, Juria)
한국문학회 / 한국문학논총 제87권 제1호 / 2021 / 471-502 (32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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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텔레비전 치유형 토크쇼를 탈진상태에 있는 개인들이 고백→치유→영적 각성의 과정을 거쳐 재사회화되는 과정으로 보았다. 1) ‘공개고백과 미디어 공공가족’에서는 공개고백을 사적 개인의 공적 진술로 인식한다. 공개고백이 진실한 자아를 찾아가는 길이 아니라, 오히려 고유한 자아를 포기하고 사회적 자아를 재구성하는 과정으로 본다. 2) ‘매력자본과 탈시사적 힐링’에서는 토크쇼가 사회에 대한 비판보다 개인의 자기계발을 강조하는 한계를 분석한다. 텔레비전 고백이 이벤트적 성격을 띠면서, 현실을 외면하여 마치 문제가 해결된 듯한 느낌을 주는 탈시사적 힐링을 고찰한다. 3) ‘상징적 제의와 1시간짜리 임시낙원’에서는 전문가의 처방이 유사종교적 제의의 분위기를 만듦을 확인한다. 토크쇼가 목회자적인 고양된 수사로 영적 판타지를 주입하는 상징적 제의임을 비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