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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문연구(Journal of the Research Society of Language and Literature)

  • 발행기관 : 어문연구학회(The Research Socierty Of Language And Literature)
  • 출처구분 : 학회
  • 간행물유형 : 학술저널
  • 발행주기 : 계간 (발행월:3,6,9,12)
  • Print ISSN : 1225-0783
  • Online ISSN : 2713-7600
  • 등재정보 : KCI 등재
어문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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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복선전>의 사회병리에 대한 대응과 서사적 지향
<장복선전>의 사회병리에 대한 대응과 서사적 지향
김진영(Kim Jin-young)
어문연구학회 / 語文硏究 第107輯 / 2021 / 5-28 (24 pages)
어문학>한국어와문학 / KDC : 언어 > 한국어 / KCI : 인문학 > 한국어와문학
초록보기
이 논문은 <장복선전>에 나타난 사회병리에 대한 대응과 지향의식을 살핀 것이다. 먼저 작품에 나타난 사회병리를 살피고, 이어서 그 사회병리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단계적으로 파악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이 작품의 지향을 검토하였다. 먼저 <장복선전>에 나타난 사회병리를 확인하였다. 사회병리를 두 가지로 나누어 파악하였다. 하나는 경제적인 분배의 불공정성, 다른 하나는 법 집행의 경직성이 그것이다. 전자는 관고(官庫)에 재화가 과도하게 축적되어 있음에 반해 백성들은 기본 생활조차 어려운 빈궁함이, 후자는 관고의 재화를 선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형이 집행되는 것을 문제로 인식하였다. 다음으로 <장복선전>에 나타난 사회병리에 대한 대응을 검토하였다. 장복선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사회병리를 진단하고 대응에 나선다. 그는 관고의 재화를 반출하여 빈민을 구제하는 데 쓴다. 위법한 수단이지만 재화가 선용되도록 하여 정의를 실행한 셈이 되었다. 하지만 국고를 유용한 죄가 엄중하여 사형수로 전락하고 만다. 사회병리에 대한 개인적인 처방과 대응의 한계를 보인 것이다. 장복선의 구명을 위해 집단이 나서서 해결책을 모색한다. 빈민을 위해 재화를 선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형이 집행되는 잘못을 집단이 나서서 시정을 촉구한 것이다. 그 결과 부족한 은을 충당하고, 장복선도 방면될 수 있었다. 집단의 저력을 통해 사회병리를 해결한 것이라 하겠다. 끝으로 사회병리에 대한 대응과 지향의식을 고찰하였다. 이 작품은 두 단계에 걸쳐 지향의식을 보이고 있다. 첫 번째로 장복선을 내세워 민중의 자의식을 부각하고, 그러한 자의식의 발현으로 하층민의 빈궁을 해결하고자 했다. 하지만 자의식을 가진 개인의 힘만으로는 사회적인 난제를 타개할 수 없었다. 두 번째로 자의식을 가진 개개인이 결속하여 집단으로 대응하면서 사회병리를 해결하고자 했다. 강한 힘을 가진 상층의 소수가 사회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약하지만 각성한 개개인의 결속이 사회를 정의롭게 만드는 것으로 본 것이다. 민중의식이 새로운 힘의 원천이 되고, 그러한 힘이 새로운 지배질서를 마련할 수 있음을 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유연전>에 나타난 쟁재(爭財)의 양상과 그 의미
<유연전>에 나타난 쟁재(爭財)의 양상과 그 의미
송주희 (Song Ju-hee)
어문연구학회 / 語文硏究 第107輯 / 2021 / 29-58 (30 pages)
어문학>한국어와문학 / KDC : 언어 > 한국어 / KCI : 인문학 > 한국어와문학
초록보기
이 논문은 고전소설 <유연전>에 나타난 쟁재(爭財)의 양상과 의미를 살피고 있다. 조선 전기에서 중ㆍ후기로의 전환기에 나타난 사회ㆍ경제적 동인을 통하여 쟁재가 벌어질 수 있었던 배경을 확인하고, <유연전>을 통하여 쟁재의 문학적 형상화 양상을 살펴본 후, 조선 중기 이후 문학에서 경제 문제들이 비중 있게 자리한 의미를 알아보았다. 이러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쟁재의 사회 경제적 동인은 상속제도의 변화와 자본 중심 사회로의 전환의 차원으로 살펴보았다. 우선 조선은 유교를 근간으로 내세운 국가로, 부모를 섬기고 조상에 제사를 봉하는 것을 중시하였다. 그렇지만 이러한 적장자 중심의 상속제도는 조선 중기 이후에 자리한 것으로 상속제도의 변화에는 주자학의 정통성을 강조한 사림파의 영향력이 깃들어 있다. 이들은 향촌을 중심으로 정치, 사회적 기반을 다지고, 적장자 중심으로 가족제도를 마련하여 장자 상속의 정통성을 만들었다. 그리고 농업의 발달, 시장의 등장, 상공업의 발달로 이어진 피지배계층의 경제적 성장은 경제적 근대화의 맹아가 되었다. 부(富)라는 새로운 힘의 기존의 지배계층을 위협하기도 했다. 유교 사상을 바탕으로 인본주의를 주창한 조선 전기에서 자본 주심의 조선 중기 사회로의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둘째, <유연전>에서 쟁재의 문학적 형상화 양상은 충격적인 실사(實事)의 문학화, 세속적 인물의 보편화, 실익 추구의 극단화를 통하여 드러난다. 먼저 현실적으로 민감한 유산상속의 문제로 기인하며 실록에 여러 번 등장할 만큼 화제가 되었던 당대의 실제 송사가 작품화되며 다분히 많은 관심을 받았으리라 짐작된다. 다음으로 <유연전>은 중심인물인 유연만을 좇으며 단편적으로 구성한 것이 아니다.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경제적 실익을 추구하고자 자신의 것을 공고히 지키려고 하거나, 부당한 방법을 동원하여 가산의 쟁탈에 앞장서는 등 자본적 측면에서 세속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유연전>은 실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의 사회적 변화상을 담고 있다. 조선 전기의 관념적인 제도론을 여전히 수호하면서도 조선 중기 이후 불어온 실리를 중시하는 진보적인 면모가 담겨 있는 것이다. 다만 <유연전>에서는 재화에의 과몰입으로 인하여 강상의 도리마저 저버리는 자본주의적 인간의 모습을 통하여 실익 추구의 극단화 경향이 함께 드러난다. 셋째, 조선 전기에는 신분제도와 강상의 법도 등이 중시된 인본 중심의 사회적 기조를 내세웠으나 조선 중기 이후 근대로의 전환기를 맞으며 여러 경제적 문제들이 문학작품의 내외에서 드러난다. 먼저 인본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이행하고 있는 사회상이 자연스럽게 문학작품에 담겨 있다. 사실 <유연전>은 한문으로 지어진 점, 입전의 목적과 주제가 강상의 강조라는 점에서 대중적인 문화상품으로 자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자본의 중요성이 이미 보편화된 사회상을 담고 있고, 이를 위하여 벌어지는 쟁재라는 현실적 담론은 널리 회자 되기에 충분하다. 다음으로 경제적 실익을 추구하는 시장 경제로의 전환은 고전소설의 제작과 유통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문학작품은 그 자체로 상품화되어 경제적 이윤 추구를 가능하게 하였고, 대표적으로 고전소설은 대표적인 대중 문학으로서 다양하게 향유되었다.
雲養 金允植의 藝術論
雲養 金允植의 藝術論
연민희(Yeon Min-hee)
어문연구학회 / 語文硏究 第107輯 / 2021 / 59-89 (31 pages)
어문학>한국어와문학 / KDC : 언어 > 한국어 / KCI : 인문학 > 한국어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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雲養 金允植(1835~1922)은 구한말 마지막 대제학을 지낸 인물로 개화파 지식인이다. 동양 전통지식에 밝고 서구 문물에도 해박한 그는 詩文등의 문학작품은 물론 서예, 회화, 음악 등의 예술의 여러 영역에까지 광범위하게 창작활동을 하였다. 김윤식은 치열한 작가의식을 갖고 있었으며 문학과 문학 이론, 예술론이 하나의 유기적 구조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으로 주목되는 사실은 그의 예술론은 개화지식인으로서 구한말 시대변화에 따른 예술에 대한 인식변화를 잘 보여준다는 점이다. 본고는 김윤식 예술론의 특징을 구명하고 이어 문학론과의 유기적 관계를 밝히는데 집중하였다. 김윤식의 예술론을 서예, 회화, 음악으로 크게 구분하여 그 특징을 고찰해보면 다음과 같다. 서예에 있어서는 먼저 마음가짐을 바르게 할 것을 언급하였고 이어 법도에 맞게 연마하고, 이후에는 자신만의 서체를 완성할 것을 독려하였다. 회화에 있어서는 법칙의 정석을 깨달아 법 이외의 묘리를 터득하여 마음과 손이 그렇게 하지 않으려해도 저절로 그렇게 되는 신기하고 영묘한 경지인 神韻을 터득할 것을 강조하였다. 마지막으로 음악에 있어서는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는 삶을 통해 자연과의 조화를 꾀하려고 한 특징이 돋보였다. 김윤식의 문학론과 예술론을 대비해 볼 때, 약간 표현의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으로 일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에 의하면 문학의 창작에서 제시한 단계는 修身 → 博學 → 法外 → 神韻으로 정리할 수 있고, 예술의 완성에 이르는 과정은 마음가짐 → 模倣 → 法外 → 神韻으로 규정할 수 있다. 그는 ‘神’의 경지에 들어서야만 문학이나 예술이 완성될 수 있다고 단정하였다. 김윤식은 예술의 본질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었던 인물로 고차원적인 예술론을 완성해 놓았다. 이 예술론은 그의 문학론과 내적으로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로 인해 그의 문학세계나 예술비평이 한 단계 격상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김윤식의 예술론에 대한 이해는 궁극적으로 그의 문학세계를 보다 진실하고도 깊이 있게 해준다는 관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盤湖 尹光顏의 <朴烈婦傳> 연구
盤湖 尹光顏의 <朴烈婦傳> 연구
이명희(Lee Myoung-Hee)
어문연구학회 / 語文硏究 第107輯 / 2021 / 91-120 (30 pages)
어문학>한국어와문학 / KDC : 언어 > 한국어 / KCI : 인문학 > 한국어와문학
초록보기
조선 시대는 유교의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순응하는 여성상을 이상적인 여성의 典型으로 규정하였다. 그 특징적인 여성상에 남편 사후 수절하거나 위난 시 죽음으로 정절을 지킨 烈女가 있으며 烈婦, 또는 절개를 지킨 부인이라는 뜻의 節婦라는 표현을 쓴다. 다수의 양반 지식인들은 烈行을 실천한 여인들의 삶을 立傳하여 기록으로 남겼는데 조선 후기에는 열녀전에 입전된 열녀의 수가 점차 늘어났고, 그들의 행적은 조선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때 열행을 실천하여 남성 지배층의 주목을 받으며 많은 문사의 창작 모티브가 된 어린 과부 함양박씨가 있었다. 함양박씨를 소재로 다양한 입전 작품이 여러 편 있는데 윤광안의 <朴烈婦傳> 외에도 박지원의 <烈女咸陽朴氏傳)>, 승려 응윤의 <朴烈婦傳>, 정덕제의 <烈女學生林述曾妻密陽朴氏之閭>, 윤광석의 <烈婦朴氏傳>, 이면제의 <朴烈婦傳)>, 신돈항의 <烈婦朴氏行錄>, ≪閒汨董≫에 실린 <烈女朴氏傳>, 이학전의 <朴氏烈婦傳>, 9편이 존재하였다. 이번 논문에서 소개한 윤광안의 <朴烈婦傳>은 그동안 존재 여부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자료의 소개라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조선 후기 과도한 열녀 담론은 조선 사회 구성원 내면에 하나의 억압으로 작용하여 수절은 지극히 평범한 일이 되었으며 열녀가 되려면 최소한 남편을 따라 죽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어 많은 여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함양박씨가 주목을 받은 것은 기존의 열부와 다른 차별성이다. 박씨는 의리를 위하여 굳이 피할 수 있었던 혼인을 하였고, 또 남편이 죽은 후 바로 따라 죽지 않고 삼년상을 치룬 다음,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죽음을 선택하였다. 게다가 그는 유학이 내재화된 집안의 여자가 아닌 한미한 집안의 출신이었기 때문에 모두 박씨의 열행에 감동하였다. 특히 그들이 강조한 것은 여항의 비천한 여자가 사대부도 하기 어려운 의리를 실천한 점에 무게를 두었으며, 작자에 따라 열행을 강조했거나, 효와 열을 모두 칭찬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박씨의 열행이 가져올 사회적 문제를 우려한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바로 윤광안과 박지원이었다. 박지원은 열녀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지적하며 조선후기 열녀의 사회적 담론이 과부의 수절보다 순절을 부추겨 지나친 열행을 강요하게 만든 과도한 사회 분위기를 비판하고자 하였다. 그래서 열부의 열행을 칭송하면서도 자기만의 독특한 서술 방식으로 병서에 그 문제점을 제기하였고 기존 논문들은 그 점에 주목하였다. 윤광안의 <朴烈婦傳>은 이 부분에 있어서 박지원과 차이를 두었는데, 그는 박씨의 열행을 칭찬하면서 논찬에서 성인의 말씀을 인용해 성인의 정신이 ‘不以死傷生’에 있음을 언급하여 박씨의 극단적 선택이 필수적일 필요가 없었다는 자신의 속마음을 넌지시 밝혀놓았다. 기존의 연구는 조선 후기 열부 담론의 문제점만을 지적하였지만, 윤광안의 <朴烈婦傳>은 그 안에서 이루어졌던 자정작용을 함께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기재기이』의 편집 체계와 서사 지향
『기재기이』의 편집 체계와 서사 지향
전성운(Chun Sung-woon)
어문연구학회 / 語文硏究 第107輯 / 2021 / 121-149 (29 pages)
어문학>한국어와문학 / KDC : 언어 > 한국어 / KCI : 인문학 > 한국어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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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기재기이』가 일정한 의도를 가지고 창작, 편찬되었다는 가정 하에 논의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기재기이』는 인물, 배경, 사건 구성 등이 특정한 의도 하에 고안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외물과 인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부정적 사례와 긍정적 사례, 그리고 삶의 가치 지향이란 측면에서의 부정적 사례와 긍정적 사례의 순서로 배치되었다. 이런 편집 체계는 외물(外物)에 대해서는 상황과 처지에 따라 편히 기대어 한유(閑遊)하여 완물상지(玩物喪志)하지 말고 박학심문(博學審問), 신사명변(愼思明辯)의 궁리지요(窮理之要)를 실천하며 살 것이며, 삶의 지향에 있어서는 허탄한 무리와 어울리며 가능성 없는 신선을 꿈꾸지 말고 동정유상(動靜有常)을 믿고 실천하면 누구나 부귀공명을 얻게 될 것이라는 권면의 의미를 반영한 것이다. 요컨대 ‘안빙[反]-사대부[正]’와 ‘최생[反]-하생[正]’의 가치쌍을 고려하여 순차적으로 편찬 제시한 것이다. 이것은 신호가 『기재기이』 <발(跋)>에서 밝힌, “세상의 모범(模範)”이자 “세상의 경계(警戒)”이고 “민이(民彛)를 붙들어 세워 명교(名敎)에 공로”이자 박계현이 제시(題詩)에서 말한, 『기재기이』가 일우(一隅)의 공능을 지녔다고 한 근거다. 그리고 신광한이 <소수서원기>에서 밝힌 수기(修己)와 학문의 길을 걷는 선비 양성의 한 방편이다. 『기재기이』가 이렇게 성리학적 교훈을 고려하여 편찬되었다고 해서 그 가치를 폄하할 수는 없다. 신광한은 『기재기이』를 통해 기이(奇異)하고 흥미로운 서사를 활용하여 성리학적 가치 권면의 영역까지 나갔다. 이른바 더 많은 소설 독자를 고려했다는 점에서 통속성의 확대인 것이며, 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한 것이다.
정호승 시에서 ‘사건의 결과인 죽음’의 형상화 양상과 함의
정호승 시에서 ‘사건의 결과인 죽음’의 형상화 양상과 함의
사이채(Sa E-chae)
어문연구학회 / 語文硏究 第107輯 / 2021 / 151-177 (27 pages)
어문학>한국어와문학 / KDC : 언어 > 한국어 / KCI : 인문학 > 한국어와문학
초록보기
본고는 정호승의 초기시에 나타나는 죽음의 형상화 양상을 사건의 맥락에서 분석하고 그 함의를 밝힌 것이다. 그의 초기시가 대부분 역사적·사회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며, 시인의 시선이 사건 자체보다는 사건이 강제한 죽음, 즉 ‘사건의 결과인 죽음’에 닿아있음에 착안한 것이다. 1970-80년대 한국 사회를 지배한 사건인 산업화, 전쟁, 군부독재가 강제한 죽음사건을 어떤 방식으로 형상화하고, 그 죽음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를 살폈다. 정호승의 시에서 죽음사건의 형상화는 사건의 배치와 지배소의 반복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시 한 편에서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두 사건을 병치하거나, 하나의 사건이 시 몇 편을 관통하도록 연대기적으로 배열함으로써 역사적·사회적 지평에서 죽음사건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함의를 산출해낸다. 또한, 지배소의 반복과 변주를 통해 죽음의 의미를 강화하거나 애도 행위와 ‘저항의 힘’의 반복적인 생성을 지시한다. 현실세계의 죽음을 노래하는 정호승의 초기시는 주체가 사라진 공간에서 이뤄진다. 또한, 죽음사건을 반복 재현함으로써 죽음이 끊임없이 우리를 향해 있음을 상기시키면서도 그 죽음을 대립의 부정성으로 환원하지 않는다. 아울러 지배담론에 의해 조작되고 은폐되었던 죽음의 주체를 드러내고 있다. 정호승의 시는 현실이 강제한 죽음을 집요하게 성찰한다. 죽음에 대한 이러한 반성을 토대로 그는 필연적으로 도래해야만 하는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삶을 소망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정호승의 시는 역사인식에 충실한 시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본고의 의의는 정호승의 초기시에 대한 평가가 보편적 슬픔의 정서에 기반한 사랑과 희망의 시이며, 정호승의 시적 태도를 관조적 태도로 국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데 있다.
김수영의 「꽃잎」에 내재된 운동성과 정동
김수영의 「꽃잎」에 내재된 운동성과 정동
이미경(Lee Mi-kyoung)
어문연구학회 / 語文硏究 第107輯 / 2021 / 179-209 (31 pages)
어문학>한국어와문학 / KDC : 언어 > 한국어 / KCI : 인문학 > 한국어와문학
초록보기
본고는 김수영의 「꽃잎」에 내재하는 운동성을 정동의 관점에서 탐구한 논문이다. 이를 위해 시적 주체의 정동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찰하고, 그로부터 발생한 정동으로부터 시적 주체가 어떤 변용을 보이며, 그것이 어떻게 시적 의미를 형성하는지에 대해 논의한다. 김수영은 이데올로기적 질서에 의해 가려진 현실을 인식하여, 그 인식으로부터 존재론적 능력을 상승시킴으로써 현실을 바꾸어 나가는 혁명을 꿈꾸었다. 그의 시는 이에 대한 형상화이며, 그러므로 자유의 이행이다. 그는 “진정한 참여시”를 지향하였기에 그의 시 텍스트에는 무의식과 실존의 차원에서의 부단한 고투가 벌어진다. 정동의 관점에서 보면, 그 고투는 어떤 질서 속에서 관계들이 일치하거나 불일치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 즉 통념-관념에 의해 정동된 시적 주체가 정동적 사유를 통해 시적 진리-행동에의 계시-에 이르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이 시 텍스트에 운동성으로 내재한다. 「꽃잎」은 총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은 형성하고자 하는 시적 의미에 따라 발화 양태를 달리한다. 1장에서는 1인칭 독백체의 형식으로 “옥수수잎”에 정동된 시적 주체의 내적 동요와 그로 인해 열린 잠재적 세계가 펼쳐진다. 2장에서는 일상적인 혁명이 공동체의 혁명으로 현실화되는 일종의 방법론이 펼쳐진다. 존재 내부의 변이와 생성의 힘이, 새로움의 인식으로 의식화되어 공동체 전체로 확장됨으로써 공동체의 혁명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이전 질서에 대한 잊음과 새로움의 인식에 대한 믿음도 요구된다. 이러한 시적 전언은 “꽃”의 이미지 운동에 의해 형식적으로도 구현된다. 2장의 발화 형식이 청자를 특정하지 않은 대화체가 사용된 것 역시 이러한 의미 구축과 관계가 깊다. 3장에서는 시적 주체가 “순자”와의 불일치하는 통념-관념에 의해 정동된다. 주체의 정동으로 ‘다른 시간’이 틈입하고 이로써 “순자”는 사건적 존재가 되어 타자로서의 ‘민중’을 제유하게 된다. 시적 주체는 이를 통해 혁명을 완성시키는 것은 현재에 잠재된 ‘민중’의 생명력을 발견하고 결합하는 것이라는 시적 진리를 발견한다. “순자”를 특정하여 대화체로 시상을 전개한 것은 이러한 의미의 형성과 관계된다. 1, 2, 3장을 통해 전개되는 「꽃잎」의 내용은 시적 주체의 정동과 그로부터 발현된 정동적 사유라 할 수 있다. 시적 주체는 다른 신체와 일치, 혹은 불일치의 통념-관념에 의해 능동적으로 정동되어 잠재적 세계를 형상화하면서 시적 진리를 발견하는 것이다. 따라서 「꽃잎」의 텍스트에 내재된 운동성은 시적 주체의 정동으로부터 발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식민과 제국의 교차로, ‘역(驛)’의 문학사
식민과 제국의 교차로, ‘역(驛)’의 문학사
한상철(Han Sang-chul)
어문연구학회 / 語文硏究 第107輯 / 2021 / 211-238 (28 pages)
어문학>한국어와문학 / KDC : 언어 > 한국어 / KCI : 인문학 > 한국어와문학
초록보기
1900년대 초반 철도 개통과 함께 세워진 대전(大田)은 이주민이었던 일본인들의 기득권이 구현된 ‘신흥 도시’였다. 기차역을 사이에 두고, 일본인 상점가와 ‘신사(神社)’가 마주 보는 형국으로 시가지가 구축되었기 때문이다. ‘유곽’으로 대표되는 향락과 ‘신사’로 상징되는 망향의 공간 구축은 제국 일본의 식민지 도시화 과정이 반영된 결과다. 이런 의미에서 20세기 전반 대전역의 변모는 일본이 만들어낸 ‘식민 도시’의 폭력성을 압축해 놓은 축도(縮圖)라 할 수 있다. 이 글의 목적은 강점기 대전의 지정학적 구도를 전제하면서, 1920년 전후 대전의 명암을 재현한 한국과 일본의 텍스트를 검토하려는 데 있다. 1917년 다나카 레이스이(田中麗水)가 간행한 『大田發展誌』에 묘사된 대전의 발전상은, 1920년대 초반 염상섭이나 우치노 겐지 같은 식민지 문학장의 작가들이 재현해 놓은 대전의 타락상과 명백하게 대비된다. 제국의 변경에 세워진 ‘신흥 도시’를 바라보는 상반된 입장과 그 문맥을 검토하는 일은 대전의 초기 도시사(都市史)를 재구성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 ‘구더기가 끓는 무덤’(염상섭)으로 묘사되었다가, ‘흙담’으로 둘러싸인 미개척지(우치노 겐지,內野建児)로 재현된 대전은, 다나카 레이스이와 같은 일본인 정착민들이 외면했던 ‘식민 도시’의 민낯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시기를 달리하여 해방 이듬해의 대전역을 불러낸 채만식은 대전이라는 도시에 새겨진 식민의 상처가 사라지지 않았음을 예리하게 묘파한다. 일본인들은 떠나갔지만, 그 자리에 드리워진 냉전의 그림자 속에서 대전역은 여전히 제국주의의 굴레에 갇힌 ‘음산한 정거장’으로 남게 된 것이다.
대학 글쓰기 교과의 현황과 개선지점
대학 글쓰기 교과의 현황과 개선지점
오영록(Ou Young-rock)
어문연구학회 / 語文硏究 第107輯 / 2021 / 239-267 (29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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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의 글쓰기 교과는 2018년을 기점으로 변화의 양상을 보인다. 기존 2004년부터 2017년까지 고려대학교의 공통교양 교과목으로 존재했던 ‘사고와 표현 Ⅰ·Ⅱ’를 2018년부터 ‘글쓰기 Ⅰ·Ⅱ’로 변경한다. 현재는 이와 같은 기점에서부터 약 3년의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현재 고려대학교 교재의 경우 7년 전인 2014년에 집필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봤을 때 보완해야 할 사항들이 발견된다, 현 시점은 이에 대한 일련의 반성적 고찰이 적절히 요구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고려대학교 글쓰기 교과에 대한 연구는 특정한 영역에 집중되었고,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의 글쓰기 교과에 대한 사항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이에 본고에서는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글쓰기 교과를 그 대상으로 하여 대학 글쓰기 교과의 현황과 개선 지점을 고찰하고자 한다. 본고는 연구는 개별적인 차원에서 고려대학교 글쓰기 교과에 대한 개선 사항을 살피며 이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하는 것을 우선적인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이것은 개별 대학의 글쓰기 교과에 대한 연구이자, 나아가 넓은 범주에서 대학의 글쓰기 교과 현황을 진단할 수 있는 한 단면으로 삼고자 함이 또 하나의 목적이다.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의 글쓰기 교과는 서울캠퍼스와는 별개의 표준 강의계획서를 통해 교과의 목표를 설계하고 있고, 이러한 특수성과 변별성을 반영하고 있다. 표준 강의계획서와 교재의 목차를 비교했을 때 부재하는 내용이 있거나 층위적인 균일함에 있어 문제적인 부분이 있기에 이에 대한 보완이 요구된다. ‘글쓰기 Ⅰ·Ⅱ’의 교재의 경우 코로나 사태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진행됨에 따라 더욱 중요한 지점에 위치한다. 여기에서는 불충분한 내용의 구성, 교과목명과 괴리되는 부분, 문제의 소지가 있는 사항, 최근 글쓰기 교재에서 나타나는 사항의 미반영 등이 나타난다. 이와 같은 사항을 고려했을 때 일련의 사항에 대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파악된다.
문법 교육과정 핵심 개념의 구체화 연구
문법 교육과정 핵심 개념의 구체화 연구
이지수(Lee Ji-su)
어문연구학회 / 語文硏究 第107輯 / 2021 / 269-293 (25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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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문법 교육의 핵심 개념이 문법 교육의 목표인 문법 능력에 기반하여야 한다는 것, 그리고 문법 교육 내용 구성이 문법 탐구 경험을 중심으로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는 전제 하에, 2022 교육과정 개정을 앞두고 문법 영역 내용 체계의 보완을 위해 핵심 개념의 구체화를 논하고자 하였다. ‘문법 탐구 경험’은 문법 교육 전반의 지향점과 같은 포괄적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문법 탐구 경험이 문법 교육의 틀과 내용을 구성해야 하는 교육과정의 핵심 개념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문법 능력의 실체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구현되어야 하는데, 그것은 곧 학습자가 경험하게 될 문법적 사고로 귀결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탐구 과정에서 경험하는 문법적 사고로서, 교육과정의 핵심 개념의 하위 항목으로서 ‘유추’를 제안하였다. ‘유추’는 그간 문법 연구자들이 문법 지식을 체계화하는 방법적 도구이기도 하였으며, 문법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제이기도 하다. 언어의 인접성이나 유사성을 기반으로 하여 문법적 탐구 경험을 구체화할 수 있는 문법적 사고로서의 ‘유추’는 기존의 다양한 문법 범주에서 작동 가능한 전이력 높은 방법적 지식으로, 역량 중심 교육과정에서 제시할 수 있는 문법 영역의 핵심 개념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핵심 개념은 ‘원리’, ‘통찰’, ‘전이력’, ‘영속적 이해’ 등의 속성을 지닌 개념이다. 교과의 핵심 원리이면서 교과의 내용 지식을 포괄할 수 있어야 하고, 동시에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융·복합적인 창의적 인간상을 위해 영역 간, 교과 간의 통합 연결 고리로서의 기능도 갖추어야 하는 개념이다. 문법적 사고에 기반한 ‘유추’는 핵심 개념의 구체적 요소로서 문법 내용 구성화에 기여하면서 동시에 타 교과와의 연결고리로서의 역할도 가능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