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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연구(韓國古典硏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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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호동서락기>의 이본인 『금원집』을 처음 소개하고 이를 연대본 <호동서락기>와 비교 분석하여 그 특성을 드러낸 뒤, 이를 금원과 관련된 자료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분석, 검토한 것이다. 이화여대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금원집』에는 <호동서락기>와 금원의 시 두 편, 죽서의 시 한 편과 죽서에 대한 소개가 실려 있다. 『금원집』 수록 <호동서락기>는 연대본에서는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기녀 금앵의 존재를 밝히고 있고, 운초, 죽서, 경춘 등 금원이 삼호정시사에서 함께 한 여성 시인들의 평문과 발문이 없다. 또 이대본 <호동서락기>의 서문과 연대본의 서문은 취지는 비슷하지만 분량과 내용 면에서 차이를 드러낸다. 이대본은 여성에 대한 규제를 비판하면서 뛰어난 업적이나 행동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피력하고 진덕여왕, 허난설헌 등 문학에서 뛰어난 성취를 남긴 여성을 높이 평가한 데 비해 연대본은 중국 고사나 유교 경전을 인용하면서 여행을 하는 이유나 여성이 여행을 하지 못하는 이유, 자신이 여행을 하려는 이유를 전개한다. 또 두 이본 사이에 자구와 표현의 차이가 나타난다. 이로 미루어 이대본이 현재 전하는 연대본 <호동서락기>가 아닌 다른 이본을 보고 필사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금앵의 존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보아 금원 사후에 성립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19세기 남성 문인들이 기록한 금원 관련 자료는 금원이 기녀로 활동했을 당시의 일을 중심으로 기록되어 있는 반면, 금원 자신의 기록이나 금원 집안사람들의 기록에는 기녀 관련 기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는 시인으로 기억되려는 금원과 기녀 시인으로 기억하려는 당대의 평가를 반영하는 것으로 『금원집』과 연대본 <호동서락기>는 이러한 두 경향을 텍스트로 보여주고 있다.
본고는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초반에 활동한 소론계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곤륜 최창대(1669~1720)의 누정시를 고찰함으로써 그의 누정시가 갖는 시대사적 의의를 찾아보고자 기획된 글이다. 먼저 최창대가 누정시를 창작한 시기와 그 창작배경에 주목하여 최창대에게 누정은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를 살펴보았다. 최창대의 누정시 창작시기와 그 창작배경을 보면, 대부분이 부친 최석정, 숙부 최석항, 외삼촌 이인엽, 외사촌 동생 이하곤 등의 일가친척이나 홍세태, 이하영 등 지우와 함께 하며 지은 것들이다. 이러한 사실에서 최창대에게 누정은 일가친지(一家親知)를 볼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최창대가 그 이전의 문인들의 누정시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악부시라는 형식으로 누정시를 창작하였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악부시로 지은 시 두편(<초연대가>와 <문월정가>)을 살펴보았다. 최창대는 누정에서 느끼는 자신의 정감을 악부시를 활용해 좀 더 자유롭게, 모의나 답습에서 탈피한 개성적인 표현과 내용으로 시를 지었다. 여기에서 최창대에게 누정은 스스로 즐거움을 찾는 자락(自樂)의 공간으로 인식된다. 17세기 후반부터는 누정을 개인적 일상을 즐기는 공간으로 보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자락의 공간이 강조된다. 그리고 18세기 한시의 새로운 경향 중의 하나는 개성의 추구와 변화의 시도이며 그러한 양상은 시의 내용이나 서정, 시체의 선택, 작풍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나타나는데, 최창대가 악부시로 지은 누정시에서 그러한 일면을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최대창의 누정시는 17세기 후반의 누정에 대한 변화된 인식을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18세기 한시의 새로운 경향의 일면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본고는 19세기 애정전기소설 <유생전>의 한 이본인 국문본 <방씨전>을 대상으로, 여성 주인공 방소저의 죽음이 지니는 다층적 성격과 그 의미를 진단하고자한 것이다. <방씨전>에서 방소저의 죽음은 신의를 지키기 위해 신행길의 가마에서 목을 매고 죽는 비극성, 운우지락을 이룬 후 무덤에서 회생하는 환상성, 부모 속이기에 동원되는 유희성 등 다층적 성격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다층성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자결의 비극성에 전제된 정절 이데올로기에 의한 성적 억압의 작동이, 운우지락 후의 회생이라는 환상성을 통해 그 비틀기의 의미를 지니게 되고, 다시 부모 속이기의 유희성을 통해 효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틀기로 변주된다. 이렇게 볼 때, <방씨전>은 영웅소설과의 접점을 보이는 <유생전>과 달리 영웅담이 소거된 열녀형 애정서사로 변이되었으며, 당대 여성 억압을 전기소설의 다양한 문법으로 비틀면서 여성을 중심으로 향유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장끼전>에서 ‘폭력’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이 폭력이 ‘피해자’로서의 까투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특히 까투리를 지나치게 기능적으로 파악해오던 기존의 시각에 문제를 제기하고, 피해자로서의 까투리의 내면에 대해 고찰하는 과정을 통해 그간 돌출적이라고 취급되어 온 몇몇 이본의 결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였다. <장끼전>에서 까투리는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폭력에 시달린다. 까투리를 향한 폭력의 주체는 장끼만이 아니다. 추위, 배고픔은 물론이고 장끼의 죽음이나 그 뒤에 찾아오는 수많은 새들의 존재와 행태 역시 까투리에게는 폭력이었음이 자명하다. 따라서 <장끼전>에서 폭력은 개인적이고 구조적인 방식으로, 또는 문화적인 차원에서 까투리의 삶을 억압한다. 본고에서는 이 반복적이고 중층적인 억압으로 인해 <장서각본>이나 <이수봉본> 등에서 까투리가 자신의 삶에 폭력을 행하는 결말에 주목해 보았다. 이들 이본에서 까투리는 숱한 새들의 청혼을 거절하다가 느닷없이 가장 폭력적인 방식으로 재가를 요구하는 장끼에게 굴복해버리거나, 아예 스스로의 삶을 끝내버린다. 이와 같은 결말은 단순히 ‘돌출적’이라고 치부되어서는 안 되며, 폭력의 피해자로서 까투리가 겪었을 억압과 고통에 대한 관심을 끝까지 유지한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보았다. 폭력의 피해자가 겪을 수 있는 자책이나 자기 부정, 자포자기의 감정에 주목한 결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한편 삶을 포기하려던 까투리가 신체적 장애가 있는 장끼에게 재가하는 <고려대본>의 결말에 대해서는 또 다른 약자와의 ‘연대’를 통해 피해자의 삶이 폐기되지 않고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결론지었다. <장끼전>은 다채로운 결말을 통해 향유층의 다양한 의식 세계는 물론이고 폭력과 폭력의 참상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새롭게 논의될 지점이 많다 하겠다.
본 논문은 <임화정연>에서 출가를 하는 사대부가 여성 조옥연(이하 조씨)과 시비 석가월의 행보에 주목하여, 상층 여성들이 주 향유자였던 장편소설이 여성들의 출가 이야기를 상상하게 된 배경과 출가 이야기의 양상, 그리고 그 함의에 대해 생각해본 것이다. 가내에서 심리적, 육체적으로 괴로움을 겪던 두 인물은 출가를 통해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려 한다. 대다수 장편소설이 가문 내에서 벌어지는 갈등의 해결법으로 선인형 여성의 인내를 제안하는데, 그와 달리 <임화정연>은 출가를 제시했기 때문에 흥미롭다. 두 인물이 출가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죽음, 혹은 죽음에 준하는 경험’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두 사람이 죽음의 문턱에 다다랐을 때에야 천상의 옥경에서 이들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 결과 인물들은 용기를 내어 삶의 전환을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출가를 결심한 후 이들이 행한 일련의 행위는 도교 세계로 다가가는 ‘수련’의 일환으로, 갈등관계에 놓여 있던 모든 것들과 화해하고 세상을 구제하여 적덕하는 양상을 보였다. 출가 이야기의 마지막 단계는 출가를 결심하고 수련의 시간을 거쳐 도교의 도사로 좌정한 두 사람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과 후일담에 관한 것으로, 본 논문에서는 이 부분에 주목하여 출가이야기가 함의하고 있는 바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표면적으로는 이 작품이 고난 극복의 방편으로 출가라는 환상적인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이 사례들과 유사한 고통 속에 놓여 있는 독자들을 위무하고 도덕적 교훈과 흥미를 제공하여 낭만적 감상을 이끌어낸다고 보았다. 그러나 도사가 된 그들을 바라보는 타인의 언술이나 후일담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과연 출가와 같은 낭만적 상상이 현실의 고난을 해결해줄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인가, 고난이라는 것이 온전히 해소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는바, 출가 이야기는 향유자로 하여금 환상 이면에 존재하는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고 보았다.
본고는 데리다의 ‘대리보충’을 통해 삼국유사 다시읽기와 다시쓰기를 위한 시론을 모색한다. 삼국유사에 대한 기존의 역사주의적 읽기, 형식주의적 읽기, 구조주의와 기호학적 읽기에서 반복되어 온 중심축이 텍스트 외재적 코드임을 밝히고, 이를 해체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모델을 세워본다. 특히 삼국유사에 대한 기존논의들이 삼국유사를 ‘불교’로 읽을 것이냐, ‘신이’로 읽을 것이냐를 중심으로 전개되었기에, ‘신이’ 대 ‘불교’를 삼국유사의 외부에서 부과된 대표적인 코드라고 보았다. 따라서 삼국유사의 정전화 과정에서 주요 논점이 되었던 삼국유사의 형식과 체재, 장르와 양식, 모티브, 형상, 주제, 사상 등 텍스트 외부에서 부과된 것이라면 삼국유사의 외재적 기표 혹 외재적 기의로 볼 수 있으며, 다시읽기와 다시쓰기를 위한 실천 모델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만일 어떤 문학 텍스트가 특정한 가치나 본질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이는 텍스트에 내재한 것이 아니라 문학이라는 제도가 호명하고 구성한 정전화의 과정, 문학과 역사, 철학과 종교에서 텍스트를 읽고 사용하는 과정을 통해 구성된 것이다. 따라서 삼국유사를 다시읽고 다시쓰는 것은 삼국유사의 본질이 아닌 삼국유사의 정전화를 해체하는 것이지 권위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 아니다.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는 일이기에 탈정전화인 동시에 재정전화이다.
이 글에서는 롤랑바르트의 『S/Z』의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고, 이 책에서 롤랑바르트가 지향하는 텍스트 읽기/쓰기의 방식을 『삼국유사』 「흥법」 편을 통해 수행적으로 모방해 보려고 했다. 본론에서는 「흥법」을 리얼리티(진실성), 반복(윤회), 경계의 문제를 중심으로 읽어보았다. 3장에서는 「흥법」이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역사와는 다르게 감응의 관계에 놓인 인물, 사건, 장소, 시간 등을 사실 또는 진실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았다. 「흥법」은 감응의 사실들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4장에서는 불법의 흥(興)과 망(亡)을 하나의 단위로 보아 인연의 원리에 따라 삼국이라는 공간이 윤회를 거듭한다는 사실을 읽어냈다. 5장에서는 리얼리티와 반복의 문제는 경계에 대한 인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 경계에 대한 「흥법」의 사고를 읽어내기 위해 절을 짓는 행위에 대해 검토해보았다. 그 결과 절을 짓는 것에는 경계를 세워 차이를 만드는 것과, 경계를 지워 동일성을 만드는 것의 두 가지 의미가 동시에 담겨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요컨대 이 글에서는 법의 끝과 시작을 마주 보게 하는 것이 「흥법」의 수행적 기능이며, 일연은 「흥법」 나아가 『삼국유사』를 통해 부재를 표시함으로써 법의 현존을 일으키고자 했던 것이라고 보았다.
해외 한국학 교육기관의 현실 속에서 한국 문학의 위상은 높지 않다. 주로 한국어 교육의 일환으로 주변적 위치에 놓여 있으며, 그마저도 시공간적으로 해외 현지의 학습자들과 거리가 먼 고전문학 교육은 논외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독립 전공으로서 한국학, 언어학, 한국 문학에 대한 제반 지식의 습득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어려운 여건을 이유로 고전문학 교육의 의무를 방기할 수 없다. 이에 학생들로 하여금 학습자와의 괴리 라는 절대 난제를 극복하여 고전문학 지식을 얻게 할 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터키 국립 이스탄불대학교 한국어문학과에서는 총 5학기에 걸친 고전문학 교육 과정을 설계하여 실제 교육에 적용하였으며, 본고는 해당 교육 과정을 돌아보고 그 성패를 가늠하여 향후의 개선점을 찾고자 한 것이다. 교육 과정의 핵심은 터키 현지의 학습자들이 한국 고전문학을 대상으로 느끼게 될 시공간적 괴리를 최소화하고, 고전문학을 암기 학습의 대상이 아닌 문학감상의 대상으로서 인식하게 함으로써 교육성과를 높이고자 한 것이다. 이제 1회차 교육 과정 이수자들이 배출된 시점에 그 성패를 돌아보았을 때, 학생들이 한국의 고전문학을 감상의 대상으로 수용하고 그것이 자기 자신을 비롯한 인간 보편적 삶을 형상화하고 있음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에는 대체적으로 성공적인 결과가 있었다고 평가된다. 다만 현지 맞춤형 교재의 발간을 통해 이론 수업시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을 극복할 필요성, 고전문학 선집의 발간을 통해 감상 자료의 양적·질적 수준을 재고하고 자발적인 고전문학 감상 학습 여건을 제공할 필요성, 학생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이론 수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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