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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연구(韓國古典硏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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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에서는 함경도의 서사무가 <대감굿>을 연구대상으로 삼아, 서사에 내재된 죽음의 두 층위를 살펴보았다. <대감굿>을 연행하는 ‘대감굿’ 거리는 본래 망묵굿의 제차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망묵굿 안에서도 망자를 천도하기보다 ‘조 상’을 모시고 위무하는 제차로 기능한다. 이런 맥락에서 <대감굿>을 분석함으로써 작품에 등장하는 죽음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도모하고, 서사적 층위와 연행적 층위가 접합되는 지점을 살펴봄으로써 <대감굿>의 제의적 의미를 파악하고자 한 것이 본고의 목적이다. <대감굿>의 서사를 살펴보면, 서사를 추동하는 ‘결핍’은 짐미련의 온전치 못한 죽음이다. 두만강을 기준으로 <대감굿>의 공간은 이곳/저곳으로, 더 나아가 삶/죽음, 온전함/온전치 않음, 子/父로 분절되어 있으며, 짐달언은 분절된 공간의 경계 를 횡단하여 짐미련의 시신을 수습함으로써 자신의 ‘복수’를 완수함과 동시에, 부친의 온전치 못한 죽음을 온전한 상태로 되돌린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짐달언에게 죽음의 불순함이 전염되었을 가능성이다. 짐달언의 자결은 이런 맥락에서 살펴 볼 수 있는데, 짐달언은 스스로 죽음으로써 죽음의 해로움을 온 몸으로 떠안고 사라진 일종의 자발적 희생양이다. 짐달언의 자기희생신화를 통해 짐미련에 대한 해원이 아무 탈 없이 성공했음을 알 수 있다. <대감굿>의 서사적 층위와 연행적 층위를 나란히 놓고 살펴보면, 짐달언의 복수담은 대감굿을 올려 조상을 위무함으로써 아무 탈 없이 대감신을 모시고 복을 받을 수 있는 제의적 논리를 서사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함경도의 문화지리적 특 성은 전장에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죽은 조상이 많다는 점, 대감신을 조상과 관련된 신으로 간주한다는 점 등으로 요약할 수 있는바, <대감굿>은 망자를 천도하기 위한 노래는 아니지만, 그 전에 온전하게 죽음을 맞이하지 못한 조상을 위로 하고 대감신으로 모시기 위한 무가로서 죽음을 다루는 신화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고에서는 손진태 역사동화에서 ‘역사’와 ‘동화’의 결합 방식을 살펴봄으로써, 손진태가 아동에게 역사적 정보를 용이하게 전달하기 위해 취한 전략과 그 효과를 중심으로 역사동화의 특징을 살피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손진태가 어린이 잡지에 기고한 이야기들 가운데 역사동화라고 할 만한 대상 텍스트를 선정하고, 그것들이 원천 텍스트와 어떤 관련을 가지고 있는지를 고찰하였다. 남창은 사실적 민담과 환상적 민담, 신화를 차용하여 역사동화를 창작하였다. 그 결과 여기에는 사실적이거나 실재했다고 생각되는 이야기뿐 아니라, 허구적이거나 환상적인 이야기도 등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역사동화에 원천 텍스트와 다른 고유명사, 연도, 전쟁 상황 등은 나오지 않는다. 그의 역사동화에서 새로 담화화된 부분은 등장인물의 개성이다. 인물들은 남성적/여성적인 젠더적 특징과 강인함/유약함 등 개인적 자질을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 남창은 역사를 객관적으로 잘 전달하기 위한 보조적 방안으로 가족의 구성원이자 지적 호기심을 가진 아동을 독자로 상정하였다. 이런 점에서 손진태 방식의 역사동화는 역사에 대한 정확한 지시를 위해 친교적 기능을 활용하는 인지적 역사동화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은 한국 가면극(假面劇)과 중국 나희(儺戲)에서 나타난 언어적 유머 표현을 고찰하려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한국 가면극과 중국 나희는 모두 우희(優戲)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전통극이기 때문에 우희의 풍자와 해학의 전통을 그대 로 전승하고 있다. 따라서 가면극과 나희를 연구를 하는 데에 있어서 풍자와 해학을 내포된 유머 표현은 상당한 의의와 더불어 중요한 위상을 가진다. 전통극의 언어적 유머 표현 중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은 비속어와 언어유희라고 할 수 있다. 가면극과 나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속어로는 욕설과 육담이 있고, 자주 사용되는 언어유희로는 동음이의어, 유음어, 수수께끼 등이 있다. 본 연구에는 가면극과 나희의 대사를 분석함으로써 욕설과 육담을 세분화하여 비교했다. 아울러 동음이의어, 유음어, 수수께끼는 한국어와 중국어의 언어적 특징을 고려해서 살펴보았다. 본 연구는 가면극과 나희에서 나타난 언어적 유머 표현을 확인하고, 양국 전통 문학에 나타난 유머의식도 파악하기 위한 기초작업으로서 의의를 가진다.
<임화정연> 즉 <사성기봉>소설은 조선조 양반가문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가문소설이다. 본고는 <임화정연>에서 작품을 관류하면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하는 시비 ‘석가월’의 정체성에 주목하게 되었다. 작금의 다문화 사회에 상응하여 조선 조 고전소설 속의 인물을 바라보는 연구 시각과 방법도 전환, 확장될 필요가 있다. 주로 정주자적, 주류적 인물 중심에서 비주류, 주변적, 타자적 존재에 대한 관심의 확대가 요구되었다. 본고는 이러한 시의적 주제의식을 갖고 가문소설 <임화정연>에 나타난 ‘시비석가월’의 인물에 관한 시론적 연구를 진행하였다. 첫째, 다문화적 관점에서의 가문소설 연구 의의를 살펴보았고, 둘째, 타자적 중심인물로 보여진 시비 석가월의 타자적 특성과 의미를 살펴보았다. 셋째, <임화정연>에서 ‘석가월’을 통해 본 다문화적 면모 및 다문화적 면모가 가문소설의 형성에 어떤 구성요소로 작용하는지를 고찰하였다. 석가월의 일련의 서사적 행위는, 타자적 인물이 주류적, 중심적 존재로 구심화되면서 궁극적으로는 주류적, 중심적 가문 구성원들의 소통과 통합을 이루어 냈다. 타자적, 주변적 존재로서 중심 구성원들의 소통과 통합의 정점을 일구어낸 석가월은 다문화적 면모를 지닌 인물의 한 전형을 제시하고 있다는 의의가 크다. 본고는, <임화정연>이 다문화적 관점에서 처음 시도되었다는 점과, ‘석가월’에 대한 인물 연구가 기존의 단편적, 부분적, 소략한 비중이었던 데 반해, 시론이기는 하나 구체적으로 처음으로 본격 논의된 연구라는 점에서 연구 의의가 있다.
<창란호연록>은 남자주인공 ‘장희’와 여자주인공 ‘한난희’ 가 두 가문의 중심축으로 등장하여 서사를 전개하고 있으며, 또한 이들의 갈등과 갈등으로 비롯된 다양한 사건들이 펼쳐짐으로써 인기를 끌었던 조선후기 국문장편소설 작품 중 하나 이다. 작품에 대한 개괄적 연구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이루어졌는데 <창란호연록>과 비슷한 유형을 가지고 있는 다른 국문장편소설들과 함께 비교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이어져 왔다. 하지만 작품에 활용된 모티프를 통해 서사의 내용을 보다 세밀하게 고찰해 보는 작업은 아직 미진한 편이다. 여기에서는 작품에 활용된 다양한 모티프들 중에서도 ‘앵혈모티프’의 양상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창란호연록>에서 ‘앵혈모티프’ 활용은 여주인공의 정절이나 순결을 부각하여 드러내는 효과 보다는 남녀 주인공 및 인물 간 갈등양상을 창출 하는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본래 ‘앵혈’이 지닌 기능에서 보다 확대된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본고에서는 작품 속 ‘앵혈모티프’ 활용에 주목해 봄으로써 앵혈모티프의 활용이 발생시키는 효과를 살피고, 그 의미를 밝혀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문장편소설의 서사에서 ‘앵혈’의 활용은 어렵지 않게 살펴볼 수 있다. ‘앵혈’은 작중 여성인물의 가문이나 생년, 정혼사실, 순결, 성적 박대 등 다양한 양상을 보여 줄 수 있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창란호연록>에서는 여주인공의 아버지가 앵 혈로 딸의 팔에 정혼자 이름을 써놓는 것으로 ‘앵혈모티프’를 삽입시킨다. 여기서 주목해볼 만한 <창란호연록> ‘앵혈모티프’의 효과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앵혈로 미리 정혼자의 정보를 적어 정해놨다는 사실이 여주인공의 정절표식과 겹치게 되면서 순결의 의미 뿐 아니라 강제 정혼이 발생시키는 부작용을 시각화 시켰다는 것이다. 둘째, 앵혈모티프의 활용이 남주인공의 ‘여복개착’이나 사위 의 장인 놀리기가 드러내는 ‘옹서갈등’과 같은 다른 모티프와 결합하여 가문과 가문이 맺어짐으로써 새롭게 형성된 관계 사이에서 발생되는 갈등 요소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내 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창란호연록>의 서사구조 속에 ‘앵혈모티프’가 삽입됨으로써 발생되는 이례적인 사건이나 모티프활용의 기능 및 의의 등을 고찰하는 것은 <창란호연록>이라는 작품이 지닌 변별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 다. 또한 강제정혼이 불러올 수 있는 가문간의 갈등을 ‘앵혈모티프’와 함께 풀어냄으로써 시대를 관통하고 있던 규범의 이면들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임화정연>은 여성들의 주도 혹은 주선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양상이 곡진하게 그려진다는 점에서, 남성의 권위에 의존하여 일방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봉합하는 다수의 작품과 변별된다. 이에 본고에서는 <임화정연>의 세 여성의 사례를 중심으 로 여성 문제해결자형 인물의 서사적 의미를 분석하고 작품의 윤리를 궁구하였다. 화빙아는 기묘하고 적절한 ‘꾀’를 써서 문제를 해결한다. 그의 꾀는 위기를 소거하는 지략이자 자신을 괴롭힌 악인을 회과/성장시키는 교육으로써 기능했으며, 화씨는 ‘奇謀秘計’의 후광을 얻음으로써 순조롭게 임부에 안착할 수 있었다. 여희주 는 친정의 자궁 갈등을 해결하고 이복자매 여미주를 정부에 수용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소부인의 흠단을 감추려 애쓰고, 미주를 거부하는 남편 정연경을 설득하는 한편, 미주를 끊임없이 훈계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로써 시댁과 친 정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가 여희주에게로 수렴된다. 석가월은 ‘속임수’를 통해 타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당면한 문제도 함께 해결한다는 특징을 보이는데, 문제 해결자로서의 공덕과 명성을 통해 마침내 출가의 꿈을 관철할 수 있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성들의 주도적인 활약과 그 과정에서 확산된 공감은 연대(連帶)로 이어진다. ‘동지적 자매애’라 부를 수 있는 이 연대의식은 <임화정연>의 근간을 이루는 정서이자 윤리로 기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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