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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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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페르비엘의 시와 󰡔오뒷세이아󰡕와의 관련성은 표면상 분명하지 않으며 그다지 주목되지도 못했었다. 그러나 본고는 쉬페르비엘이 스스로를 칭한 “몬테비디오의 율리시스”라는 표현에서 그의 『오뒷세이아』 차용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단서를 발견하고 있다. 지리적 측면에서 볼 때 쉬페르비엘의 시는 『오뒷세이아』와 동일한 여정을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랑과 향수’의 주제는 이 서사시를 상기시키기에 충분하다. 본고는 먼저 율리시스와 쉬페르비엘이 공유하고 있는 불분명한 정체성에 주목하고 있다. 율리시스가 ‘존재와 부재’ 사이에 있었다면, 쉬페르비엘은 평생 혈통의 조국과 태어난 고향 사이에서 방황했던 탓에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했다. 이어서 본고는 집과 가족을 향한 귀환 이야기로서의 『오뒷세이아』에 주목하고, 쉬페르비엘에게 있어서도 귀환이란 그의 일찍 잃은 부모를 찾는, 어쩌면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었을 가정을 복원하러가는 상상적 여행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 밖에 본고는 ‘죽음의 세계와의 소통’ 등 잘 알려진 『오뒷세이아』의 일화들을 쉬페르비엘의 시에서 발견하고 있다. 고향에 대해서도, 가족에 대해서도 쉬페르비엘은 불완전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었지만, 율리시스가 그랬던 것처럼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는 내적 여행을 평생 계속하였다. 쉬페르비엘에게 율리시스는 자신이 지닌 문제의식에 가장 적절한 해답을 제시하는 현대적 영웅이었던 것이다.
본 논문은 아시아 제바르의 『무덤 없는 여자』 에서 알제리 전쟁 중에 독립 운동에 참여한 여성 영웅 줄리카 우다이Zoulikha Oudai의 삶을 재구성하는 ‘여성적 추념’ 작업의 특징을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바르의 소설은 새로운 국가 정체성 형성을 위해 혁명 여전사 신화를 선전하는 공식 역사 담론과는 달리, 세 자녀의 어머니, 프랑스 교육을 받은 근대적인 여성 등 인물의 면모를 다각적으로 조명한다. 줄리카의 삶은 대화 참여자의 공감과 신뢰를 토대로 한 여성인물들의 구술 증언과 대화를 중심으로 복원된다. 이 과정에서 줄리카에게 헌정하는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고향 세자레로 온 소설 속 “손님”, “인터뷰하는 여자”를 통해 인물들의 기억을 이끌어내는 “청자”의 역할과 “듣기”의 의미를 논의할 것이다. 그러나 줄리카의 체포, 고문,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실상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망자를 진정으로 애도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이 제기된다. 그런 점에서 「줄리카의 독백」은 망자의 상상적인 목소리로서, 여성 증언자들의 기억을 보충하고 줄리카 스스로 장례를 치르는 독특한 서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여성 영웅 줄리카의 삶을 복원하는 여성적 목소리가 기존의 남성적 역사 기록 방식과 차별되는 점을 확인할 것이다.
‘68운동’을 둘러싼 담론들은 지금까지 미국, 독일, 프랑스 등 강대국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다. 하지만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파급된 형태라기보다 각 사회에 내재했던 힘이 폭발하는 형태로 전개된 이 저항운동을 보다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각 공동체의 특수성과 당시의 주요 화두를 살피면서 1968년 전체를 종합해가는 ‘꼴라주 기법’을 사용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2003년 출간된 르 클레지오의『혁명』을 읽어보고자 한다. 흔히 자전적 소설로 알려져 있는 이 작품은 후반부에서 1968년의 멕시코시티와 파리의 학생운동을 조금 낯선 방식으로 조명한다. 주인공이 프랑스인임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후자에 비해 전자를 훨씬 중요하고 세세히 다루는데, 주류 세계사 안에서 두 사건에 통상적으로 부여되는 중요도에 비하면 거의 전복적이라 할 정도이다. 일명 ‘틀라텔롤코의 밤’으로 불리는 멕시코 민간인 학살 사건을 기록/증언하는 르 클레지오의 글쓰기 기법, 다분히 의도된 것으로 보이는 ‘파리의 68년 5월’을 향한 그의 무관심 혹은 반성적 시선에 초점을 맞추어 이런 장치들을 통해 그가 수행하고자 했던 문학적 책임은 무엇인지 자문해볼 것이다.
모작pastiche 장르의 전문가 폴 아롱이 지적하는 것처럼 20세기 초엽 모작은 “거장들이 야심의 일부를 의탁하기에 주저하지 않았던 진정한 장르”로서 대두된다. 이러한 거장 중 마르셀 프루스트의 이름이 가장 먼저 언급된다면 이는 프루스트가 일평생 모작을 집필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프루스트 이전에는 “모작이 문학 기획의 중심에 이토록 가까이 위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프루스트의 모작 실습은 콩도르세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등학교에서는 고전 작가와 현대 작가의 모작이 문체 연습의 일환으로 적극 권장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프루스트는 이 유희적 장르를 계속 창작하여 여기에 진정한 비평적 차원을 부여하기에 이른다. 『생트뵈브에 반대하여』라는 기획을 착수하던 즈음 프루스트가 집필한 일련의「르무안 사건 모작」은 프루스트에게 있어 ‘살아있는 비평’이 된다. 하지만 이는 무엇보다 선배 작가들의 영향을 덜어내기 위한 푸닥거리의 의미가 있다. 프루스트 자신이 말하는 것처럼 무의식적 모작(표작)을 하지 않으려면 의식적으로 모작을 해야 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프루스트 미학의 핵심 개념인 ‘개별적 문체’는 모작이라는 이 푸닥거리를 통해서만 획득될 수 있었던 것이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부터 1840년대 초반까지 스탕달이 살았던 시대는 군주제에서 공화제로 넘어가는 새로운 정치적 시기이자, 증기기관으로 대표되는 산업사회의 진전으로 부르주아적 가치인 돈이 앙시앙 레짐의 권위와 가치를 무너뜨리는 시대이기도 하다. 부르주아 출신인 스탕달은 엄격한 귀족적 교육으로 인해서 민중을 사랑하지만 민중의 삶은 혐오하고, 민중을 억압하는 계층을 혐오하지만 귀족적 삶을 찬양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작가의 견해는 소설 주인공을 형상화하는 데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전형적인 소시민의 아들인 쥘리엥은 명석한 두뇌와 귀족다운 속성을 지녔으며, 베리에르라는 좁은 사회에서 벗어나 큰 사회에서 꿈과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서 몸부림친다. 그러나 보수적 사회의 장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결국 사형선고를 받으며 짧은 인생을 마감한다. 옥타브는 전형적인 귀족 집안의 외동아들로 지능적이고, 고귀한 영혼을 가졌기 때문에 사회에서 성공할 모든 요소를 가지고 태어났다. 그러나 자신의 신체적·정신적 독특함으로 인해서 모든 욕망이 결여되어 있고, 고통도 기쁨도 느끼지 않은 인물로 묘사된다. 옥타브는 현실 세계에서 존재할 수 없는 정신과 행복을 추구하다가 결국 지상에서는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고 자살로 삶을 마감한다. 뤼시엥은 은행업자의 아들로 백만장자인 아버지의 확고한 보호 아래에서 살아가지만, 정작 자신이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하는 욕망도 없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사회와 대면하는 것조차 없이 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요정적 세계 속에서 살다가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과 파산으로 인해 뤼시엥은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순간이 오지만, 소설은 끝을 맺는다. 사회와의 문제적 관계로 인해서 사회 속으로 파고들지 못하고 주변에서 맴돌 수밖에 없는 운명은 왕정복고기 청년들의 공통적 운명이 된다.
일반 언어사전의 표제어 목록을 구성하는 항목에는 어휘의 품사, 관련 주제, 표현 양식(문어, 구어)이 다양하게 포함된다. 접사는 문법적 자립성이 없다고 하여 품사 분류에서 제외되지만 어휘적 의미 제공 기능이 높기 때문에 사전에서 다룰 수 있는 사전적 단어이다. 접사는 단어를 만들 때 형태론적 생산성과 일관성을 보장하며 자유로이 일반화되는 경향이 있다. 접사의 사전 등재는 접사와 결합하여 생성될 수 있는 파생어이지만 사용빈도가 낮거나 의미의 특수화 정도가 높다는 이유로 사전에 부재하는 단어들의 의미를 추론하기 위해 필요하다. 또한 사전 이용자가 접사와 결합하여 생성되는 파생어들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다의어 접사가 가지는 의미 기능과 의미 자질 구분 정보는 다른 다의어 단어들과 마찬가지로 상세하게 기술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국어사전의 ‘개-’ 표제항 기술에서 이 접두사의 결합 양상과 의미 효과 기술을 토대로 한불사전의 ‘개-’ 표제항을 사전 구성 방식의 적절성 차원에서 비판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특히 본 연구에서 다루는 한불사전의 기본적인 성격에 맞도록 해당 표제항의 재구성을 제안하고 표제어 목록의 재정비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다. 정확한 언어 자료를 제공하고 내용을 일관성 있게 구성하는 것이 사전 텍스트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기본 원칙이므로 사전 전체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별 표제항 정보 검토 작업을 진행한다.
언어학과 마찬가지로 논리학에서는 일반적으로 단순한 발화체들은 술어적인 표현(술어)을 적용하는 주어로 구성된다. 술어적인 표현은 대개 속사를 주어에 연결하거나 주어를 개별된 다른 논항과 연관시킨다. 그러나 때로는 발화체가 특정한 관계를 내포할 수도 있는데, 이는 술어관계에 있는 논항을 동일한 것으로 간주할지 말지에 관한 것이다. 본고는 이 특정한 관계에 대해 주로 논의하고자 한다. 먼저 소속appartenance과 포함inclusion의 개념, 이어서 대등équivalence의 개념과 구별 지으면서 동일성identité의 개념을 살펴볼 것이다. 동일성이라는 개념은 그 자체를 명확하게 한정해주는 특정한 자질을 갖는다. 또한 우리는 동일성의 관계를 단순하게 부정하는 차이différence의 개념에 대해서도 논의하면서 두 개체 사이의 차이(근본적 차이, 우발적 차이 등)를 표시하기 위한 다양한 기준이 존재함을 보여줄 것이다. 앞서 다루는 동일성과 차이의 개념을 바탕으로 의미 차원에서 유사ressemblance의 개념도 살펴볼 것이며, 이항 대립적 가치 영역(같거나 같지 않은)을 지닌 동일성 개념과 달리 유사의 개념이 정도degré에서 발생되는 가치 영역(더 유사하거나 덜 유사한)을 지닌다는 점도 설명할 것이다. 우리는 근접한 두 개체의 관계를 의미적으로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유사/구별ressemblance/distinction의 개념 쌍과 동일성/차이identité/différence의 개념 쌍을 구분해 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주요 분석 도구로서 논리학을 활용하는 의미론 영역 안에 두어야 할 것이다. 몇 가지 사항들은 고틀로프 프레게와 로베르 마르탱의 견해를 참고하였다.
전 세계 각국이 자신의 나라를 다른 나라에 알리기 위한 대표적인 상징의 하나로 사용하고 있는 나라문장은 오랜 세월동안 한 국가가 변화하고 발전하면서 그 나라의 역사, 문화, 사상이 스며들어 만들어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나라문장의 이와 같은 특성에 기초하여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 중 프랑스 식민 지배를 거쳐 오늘에 이른 국가들을 중심으로, 나라문장 속에 나타난 상징과 의미, 역사와 문화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문장의 의미와 문장이 생겨난 기원, 그리고 그 역할에 대해 살펴보고,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의 문장을 소재 면에서 분석해 본 후, 특히 프랑스어권 아프리카 국가들 중 4개 국가 알제리, 베냉공화국, 가봉, 토고를 중심으로 문장의 상징과 의미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프랑스 집단행동의 주요한 레퍼토리로서 점거는 68운동에서 대중성을 획득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본 논문은 68운동에서 점거가 저항을 표현하는 동시에 이질적인 세력을 규합할 수 있었던 동력을 점거가 가진 두 가지 성격에서 찾고자 했다. 학교 점거는 급진적 학생운동이 시도한 전복의 테두리를 노동운동을 포함한 다양한 정치세력으로 확산시켰는데 이는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구조전복적 성격을 띠었다. 반면 노동자들의 일터 점거는 경쟁하는 다수의 운동 세력이 구체적인 요구 조건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는 반란의례의 성격을 보였다. 이 점거들은 서로 다른 세력이 고유한 경험과 상상의 공통체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이를 전복이라는 보다 큰 의례적 경험으로 결합하여 운동세력을 결집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학생 운동뿐 아니라 노동운동과 사회운동이 다각적 영역에서 사회의 총체적 변화를 꾀하는 시대적 상황에서, 68운동의 점거는 이질적인 운동 집단들이 전복의 정신을 공유하는 구체적이면서 보편적인 공간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했다.
크리스티앙 볼크만Christian Volckman의 <르네상스Renaissance>는 2006년에 개봉된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유전공학을 둘러싼 암울한 미래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2006년을 전후로 개봉된 다른 애니메이션 영화와 달리 흑백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60년대 후반이후 대부분의 영화에서 흑백영화는 시대에 뒤쳐진 방식으로 여겨져 점차 소멸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사에서 이러한 흑백 영화의 미학적 가능성을 이야기 할 때 항상 거론되는 영화들이 독일 표현주의이자 그러한 표현주의의 미국적 변형이라 할 수 있는 필름 누아르 장르이다. 어떤 의미에서 흑백영화는 필름 누아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프랑스어 ‘누아르noir’가 곧 ‘검은’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고, 필름 누아르를 번역하면 검은 영화, 즉 흑백영화이기 때문이다. 감독과 제작자들 역시 탐정소설들의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를 이 영화에 섞어 미래의 시대를 반영할 SF 범죄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논문은 먼저 누아르의 테크닉과 스타일이 감독의 흑백 미학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흑백미학이 애니메이션 형식을 통해 어떻게 형상화되고 있고, 또한 이 흑백에 대한 관습적 이해를 어떻게 전복시키고 있는가를 살펴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전복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해석하고 있다.
프랑스 만화계는 1960년대의 만화계를 진정한 문화적 혁명의 시대였다고 자평한다. 이는 즉각적으로 문화혁명이라고 평가되는 68혁명과의 상관성에 대한 질문을 야기하게 만든다. 이 양자의 관계는 현실적 그리고 재현적 층위에서 고찰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시 만화계의 이러한 변화를 분석한 결과, 현실적 층위에서 만화계의 변화는 68혁명과의 직접적인 상관성보다 시대적 사회적 분위기의 역할이 더 강했다. 재현적 층위에서 68혁명은 만화작품 속에서 네 가지 유형으로 나타났다. 68혁명의 장식적 재현, 68혁명 자체는 부재하나 68혁명의 대표적인 사유들이 등장하며 간접적으로 68혁명을 떠올리게 하는 방식, 68혁명이 스토리의 일부로 등장하는 것, 68혁명 자체를 설명하거나 재현하는 경우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작품 속에서 68혁명이 구체적인 모습은 사라지고 신화화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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