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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과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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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고전문학 향유의 몇 가지 국면을 설정하여 각각의 국면에서 어떠한 종류의 리터러시가 요구되는가를 살피면서, 그 리터러시들이 어떠한 위계적 질서를 지니는지를 탐색하는 데 목적을 둔다. 이를 위해 먼저 고등학생 수준의 학습독자로서 수행할 수 있는 여러 층위의 학습 과제와 그 결과물을 연구자 스스로 구성하여 여기에 어떤 종류의 고전문학 리터러시가 소용되는지를 분석하였다. 나아가 과제를 수행하는 데 작용하는 사고의 성격, 과제 수행 결과물의 내용이 지닌 성격에 따라 위계를 설정해 보았다. 그리고 연구자 개인의 주관적, 자의적 판단을 보완하기 위해 고전문학 교육의 현장에서 관록을 쌓은 교사들의 직관적 혹은 분석적 판단을 참조하여 그 위계를 점검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고전문학 리터러시의 위계를 전고, 스토리, 해석, 주제, 평가, 성찰 리터러시 순으로 설정하였다. 이러한 위계는 각각의 과제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사고의 성격에 따라 수렴적 사고에서 발산적 사고를 향해 가는 것으로 상정되었다. 그리고 이 위계는 결과물의 내용이 지니는 성격에 따라 정보, 지식, 지혜의 위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다만 교사들은 이와 달라 스토리, 전고, 평가 혹은 주제, 해석, 성찰의 순서로 리터러시의 수준을 판단하였다. 흥미롭 게도 각각의 과제가 지닌 교육적 가치에 대한 교사들의 판단은 연구자가 상정한 리터러시의 위계와 완전히 일치하였다.
본 논문은 문학 교실 내 학습자의 감상 질문 생성 경험을 탐색하는 데 목표를 둔다. 고전문학의 향유란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고전문학의 심미적 체험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라는 관점에 의거하여 본 논문에서 기획하는 학습자 감상 질문 교육은 학습자 스스로 비평적 유효성을 지닌 감상 질문을 생성함으로써 질문 주체가 감상 질문 생성 이전과는 다른 감상 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 문학 능력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문학 교실 내에서 감상 질문 교육을 시행하려 한다면, 교사는 감상 질문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학습자와 문학 작품 사이에 이루어지는 일을 파악하고자 할 것이다. 예상할 수 있는 바처럼 학습자와 문학 작품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지극히 역동적일 뿐 아니라, 감각적으로 관찰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따라서 이 부분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학습자와 문학 작품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일에 주목하는 문학 이론교육 이론에 의거하는 이론적 탐색과 학습자와 문학작품 사이에서 이루어진 일의 결과물들로부터 과정을 유추하는 추론적 접근이 가능하다. 학습자의 감상 질문은 학습자가 텍스트와 접하며 재현한 ‘문학 작품’에서 틈새를 발견하고, 그것을 문학 작품의 구조 내 결핍감이나 부족함으로 인식할 때 비로소 생성될 수 있는 것이다. 문학 교실 내 학습자가 작품 감상 과정에서 만들어내는 ‘문학 작품’은 서로 다른 세계이고, 그 문학 작품을 만들어내는 데 학습자가 활용하는 요소가 다르며, 학습자들은 서로 다른 세계에 대해 질문하기 때문에 동일한 텍스트를 감상하고도 서로 다른 질문을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이 자료로 삼은 문학 교실 내에서 학습자들이 감상 질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은 크게 ‘문학 작품의 재현과 관련된 어려움’과 ‘감상 질문의 비평적 유효성과 관련된 어려움’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문학 교사가 제시할 수 있는 피드백 중 하나는 학습자가 감상 질문을 생성하며 경험했던 연쇄적 과정을 문학 교실 전체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 문학 교실에서 감상 질문의 연쇄성을 활용하여 학습자들이 제출한 선행 질문에 후속 질문을 제안하는 것이다. 선행 질문과 후속 질문을 학습자가 생성하도록 의도할 때 교사의 역할은 문학 교실에 제출된 감상 질문 사이의 의미 관계를 발견하여 학습자들의 감상 질문을 선행 질문과 후속 질문으로 연계시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학습자들의 감상 질문들은 해당 작품을 감상하는 문학 교실 속 그물망 속에서 감상을 위한 의미 요소로 기능하며 교사는 개별 감상 질문들 속에서 연계되는 속성을 찾아 감상 질문들의 연쇄를 구성해냄으로써 문학 교실 내 감상 내용을 조직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금 · 원대시 수용사 재구 작업의 일환으로서 특별히 홍한주의 사례에 주목하기로 한다. 우선 홍한주의 저작인 지수염필에 산견되는 금 · 원대시 관련 언술을 통해 그의 금 · 원대시관이 갖는 성격, 즉 명말청초 시론과의 유사성을 추출해 본다. 또 그러한 금 · 원대시 인식이 창작의 장에 발현된 사례로서 홍한주 해옹시고 내의 금 · 원대시 대상 차운시를 살펴보고, 금 · 원대시 차운의 토대가 되는 중국 문헌의 개략을 실증적으로 조사하였다. 특히 홍한주가 남긴 다량의 금 · 원대시 차운시는 조선후기 시단의 실제 창작의 장에서 금 · 원대시가 읽히고 활용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본고는 포스트휴먼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고전소설 속에서 찾고자하는 일련의 시도로서, <호질>에 등장하는 범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형상과 의미를 새로운 주체에 대한 성찰과 연관 지어 살펴보았다. 인간의 주체성은 사회적·문화적 이데올로기에 따라 변모하는 개념이다. 성리학적 유교사회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호질>에는 성리학적 유교 이데올로기에 의해 만들어진 ‘인간’이 등장한다. 그러나 <호질>에서는 ‘일반적인 인간’ 안에 포함되지 않는 기괴하고 낯선 면모를 지니고 있는 존재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인간처럼 행동하지만, 그 당시 사회가 ‘규정(規定)한 인간’이라는 범주에서 벗어난 존재 ‘탈(脫)인간’들이다. 범은 괴물로서 공포의 대상이자 악한 존재로 형상화된다. 범의 괴이하고 비정상적인 모습은 범이 ‘인간’ 주체와 그 근원에 있는 사회 질서를 위협하는 ‘타자’이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는 ‘범’, ‘인간’되기에 실패한 북곽선생, ‘인간’에 의해 열녀로 규정된 ‘동리자’ 등 이들은 모두 ‘인간’에 의해 ‘타자’로 낙인찍힌 존재 들이다. 그러나 기괴한 괴물로 형상화되는 <호질>의 범은 그동안 차별의 근원이 되어 온 인간 주체 개념의 이항 논리를 부정하고, 인간 중심적 위계 구조를 해체하는 ‘혼종성’ 그 자체로서 의미를 지닌다. 창귀와 융합된 범의 신체는 차별 대신 차이를 수용하는 공존의 미학을 제시한다. 또한 ‘타자’로 존재하던 범은 <호질> 서사 후반부에 이르러 ‘주체’인 인간에게 질문을 던지며, 야만성·악으로 규정되는 자신의 모습이 사실은 인간 주체의 내부에 있는 것임을 폭로한다. 이러한 폭로를 통해 <호질>의 범은 ‘비주체’의 자리 에만 있지 않고, 인간들이 구분지어 놓은 이항대립의 경계를 넘나드는 존재가 된다. 포스트휴먼은 자아의 해체와 재구성을 거듭하며 다른 존재와의 결합을 통해 순종성을 혼종성으로 대체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인간을 하나의 정상적인 개체로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있는 유동적인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용문전>은 천상계에 근거를 둔 운명적 서사 전개를 통하여, 주인공 용문이 개인의 가치관과 능력을 극대화하며 자아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자신이 속한 가문 및 국가와 심각한 갈등을 감내해 가면서까지 본원적 자아를 실현해 나가는 용문의 모습은 청소년기 독자들에게 자아실현의 심층적 의미를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진로를 모색하며 자아실현의 방향을 고민해야 하는 청소년기 독자들에게, <용문전>은 주어진 환경과 개인적 가치관의 갈등이라는 당면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해 나갈 것인지를 진지하게 묻고 답하게 한다. 현대의 자아실현 담론은 개인의 가능성을 강조하면서도 실상은 사회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직업이나 사회·경제적 지위를 중심으로, 이에 도달하기 위한 개인의 노력과 자기 통제를 촉구하는 경향을 띤다. 이는 환경과 맞서며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해 나가는 과정인 자아실현 본연의 의미와 상치되므로 반성적성찰이 필요한 지점이다. 외형적인 직업이나 지위보다는 보편적이고 본질적인 가치를 진로 탐색의 지표로 삼고, 그 기반으로서 개인의 주체성에 보다 확고한 위상을 부여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개인이 환경의 제약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자아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용문전>은 이러한 맥락에서 의미가 깊다. 익숙한 환경을 벗어남으로 인해 파생되는 개인의 내적 갈등을 진지하게 다룰 뿐 아니라, 그러한 갈등을 극복해 낼 수 있는 근거로서 개인의 독자적 존재 가치를 지지해 주는 천상계의 존재가 구체적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아실현 과정에서 발생하게 마련인 환경과 개인의 갈등과 그 해소 방안을 천상계와 지상계의 대립 및 위계 관계를 통해 분명히 인식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용문전>은 청소년기 독자들이 주목할 만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배비장전>은 실창 판소리로, 남아있는 두 이본은 20세기 초중반에 문자로 정착된 것이며 관련 기록도 적다. <배비장전>에 대한 연구에서는 이러한 텍스트의 불확실성이 항상 문제가 되었으나, <배비장전>이 실창 판소 리이면서도 근대 이후에 다양한 장르와 매체로 활발하게 수용되고 있는 점 을 볼 때, 남아있는 이본에 초점을 맞추어 그 이후의 변화 양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배비장전>을 현대적으로 수용한 작품 중 <살짜기 옵서예> 는 국내 최초의 창작뮤지컬로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전통 음악극인 판소리를 계승한 20세기의 대중 음악극으로서 인물의 성격, 작품의 구조, 주제의 측면에서 큰 변화를 보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에 본고에서는 <배 비장전> 서사의 현대적 수용 양상과 그 의미를 판소리 <배비장전>과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의 비교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배비장전> 서사는 소화에서 시작하여 판소리로 정착된 후 근대에 이르러 실창 판소리로는 가장 먼저 창극으로 공연되고, 이후 뮤지컬로 수용된다. 판소리, 창극, 뮤지컬은 모두 대중 음악극 형식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 는데 서사적 측면에서는 점차 변이를 보인다. <배비장전> 서사는 소화, 판소리, 창극에 이르기까지는 희극이지만, 현대에 이르러 그 내용에 변화가 나타나고 그런 양상은 <살짜기 옵서예>에서 두드러진다. 먼저 판소리 <배비장전>의 희극성을 살펴보면, <배비장전>은 배비장의 경직성과 비사회성이 웃음을 유발하며, ‘내기와 공모’를 통한 속이기의 구조를 통해 배비장에 대한 거리두기를 가능하게 하여 그에 대한 연민이나 동정 없이 마음껏 웃게 한다는 점에서 희극성을 지닌다. <배비장전>은 이러한 내용을 통해 풍자와 해학을 통한 웃음으로 배비장과 관객 모두를 개선시키고 교정하는 해피엔딩의 주제를 드러낸다. 이에 비해 <살짜기 옵서예>에서는 배비장과 애랑이 순정적인 인물들로 변모하며, 사랑을 이루기까지의 내적 갈등과 감정의 변화가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이들의 성격 변화는 작품의 서사 구조에도 영향을 미쳐서, 내기와 공모의 구조가 시련 극복을 통한 사랑 성취의 구조로 변하면서 희극적 서사 에서 멜로드라마적 서사로 변화한다. 위선적인 인물이 주변인들의 공모로 훼절하여 크게 망신당하는 이야기에서, 낮은 지위의 순수한 남성 주인공이 상층 인물의 주도로 발생하는 시련을 극복하고 사랑을 이루는 이야기로 변모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풍자와 해학의 주제는 사랑과 감동의 주제로 변모한다. 이러한 <배비장전> 서사의 현대적 수용의 의미는 사회 변화에 따른 장르 혼성과 수용층의 감성 변화로 볼 수 있다. 조선후기에 형성된 <배비장 전> 서사는 20세기 중반 이후 전 사회가 근대화를 거치는 배경 속에서 당대의 가장 인기 있는 대중서사양식인 멜로드라마와 결합하여 익숙한 이야 기에 새로움을 더함으로써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작품으로 재탄생한다. 또한 신분제가 사라지면서 웃음의 주체가 신분 계층에 따른 집단에서 일반 대중 개개인으로 이동하여 공격적 웃음이 아닌 공감의 웃음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배비장과 애랑의 사랑을 자연스럽게 만들고 이에 감동하게 한다.
본고는 호산청일기를 통해 숙종의 후궁, 숙빈 최씨의 세 왕자 출산의례 양상 및 공적일기에 나타난 숙빈 최씨의 출산기록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했다. 호산청일기는 영조의 생모인 숙빈 최씨의 세 왕자 출산과정을 호산청에서 기록한 매우 희귀한 자료의 공적일기이다. 숙종의 후궁 숙빈 최씨는 세 왕자를 출산했는데, 그 세 번의 출산 기록이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남아있다. 호산청은 조선후기 후궁과 제빈의 출산 한 달 전에 설치한 임시관청이 다. 숙종은 후궁 숙빈 최씨의 산달이 가까워지자 호산청을 설치하게 하여 출산에 관한 모든 일을 관장하게 했다. 호산청이라는 임시관청의 기록을 통해 300 여 년 전 후궁 숙빈 최씨의 세 왕자 출산 과정을 확인해 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호산청일기에 나타난 숙빈 최씨의 세 왕자 출산기록이 갖는 의미를 요약 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숙빈 최씨의 출산기록이 갖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바로 영조의 탄생기록이 여실히 드러난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조선 왕조 500여 년, 27대 왕 중에서 왕의 탄생장면을 구체적으로 엿볼 수 있는 기록은 바로 300여 년 전 호산청일기에 나타난 영조가 유일하다. 둘째, 호산청일기는 조선후기 왕실 후궁의 출산의례 양상을 매우 구체적 이고 현장감이 느껴지는 대화체로 기록된 공적인 글쓰기라는 점에서도 귀중한 자료라 할 수 있다. 셋째, 호산청일기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숙종의 숙빈 최씨에 대한 각별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숙종은 9명의 부인이 있었는데, 셋은 정비이고, 여섯은 후궁이었다. 그런데 정비 중에는 단 한 명의 왕자도 태어나지 않았다. 따라서 숙빈 최씨의 회임은 숙종의 왕자에 대한 기대와 후손에 대한 간절함에 대한 보답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넷째, 숙빈 최씨의 세 왕자 출산기록을 통해 본 조선후기 임시기구인 호산 청은 왕실의 후궁 출산에 대한 특별한 배려였음을 알 수 있었다. 왕실의 왕자 출산은 왕실의 대를 이을 후손을 맞이하는 일이다. 따라서 호산청은 산모와 태어날 아기의 위험한 순간을 대처할 수 있는, 20여 명 이상의 의료진이 상시 대기한 응급상황실을 방불하게 하는, 일종의 응급의료 기관이었다. 마지막으로, 호산청일기는 후궁의 출산과정에 대한 공적 기록으로서 일종의 산모수첩 역할을 대신 수행했다 할 수 있겠다. 호산청일기는 산모의 출산 1개월 전후하여 산모와 아기의 전모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충실한 기록이다. 또 가부장제도 하의 유교적 지배체제에서 여성의 신체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으로서도 매우 가치가 크다고 하겠다.
대하소설 속 질병 가운데 빈번히 등장하는 종창 모티프는 대하소설의 서사 구조적, 주제의식적 측면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종창 모티프는 인물들 간의 갈등으로부터 비롯한 내적 번민의 표출, 악행에 대해 하늘이 내린 형벌, 천인 혹은 우인의 천함과 못남을 표상화하는 기제로 활용된다. 이러한 종창 모티프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내적 번민의 극대화와 관련한 종창 모티프는 약자의 위치에 있으면서 과묵 하고 자존심 강한 인물이 다른 사람과 갈등 관계에 있을 때 내적 고민을 몸으로 표출하는 것으로, 종창이 심해지는 과정은 갈등이 극대화되는 양상을, 종창이 치료되는 과정은 갈등이 해소되는 양상을 가시화하고 있다. 악행에 대한 천형으로서의 종창 모티프는, 인간에 의한 형벌이 아닌, 하늘에 의한 형벌인 종창을 통해 독자들에게 선악과 관련한 강력한 이데올로기를 환기함으로써 권선 징악적 구도를 선명하게 구축한다. 천함과 못남을 표상화하는 종창 모티프는 하층인 혹은 몰상식인의 열등함과 우스꽝스러움을 증폭시키는 ‘구별짓기’의 기제로 활용되는 가운데, 차등화희화화된 이들의 신체는 그 계급적문화적 수준과 비례하여 혐오감과 열등함을 가시화하면서 상층 독자들에게 흥미를 주는 한편 자신들의 우월함을 확인케 한다. 종창 모티프는 상층 중심의 이념을 표상화하는 데 치중하는 한계를 지니면 서도 피고름과 더러운 악취를 통해 강렬한 자극과 정서적 환기력을 제공함으 로써, 대하소설에서 ‘추(醜)의 미학’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서사문법적으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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