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우르피 결혼은 “관습 혼”, 혹은 “사실혼”을 지칭한다. “관습 혼”이 암시하듯 이집트에서 행해지는 우르피 결혼의 전통은 길다. 그러나 우르피 결혼은 부부가 결혼 계약서를 법원에 등록하지 않는다는 점과 결혼 후 그들만의 보금자리를 따로 꾸미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결혼과는 구별된다.
  결혼 후 한 지붕 아래에서 살지 않는 이들을 부부로서 묶어주는 끈은 임의로 작성한, 정부에 등록되지 않은, 결혼 계약서와 성 관계뿐이다. 비록 정부에 등록되지 않는 우르피 결혼의 특성으로 인하여 그 정확한 숫자를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오늘날 이집트 일부 젊은이들 간에 우르피 결혼이 성행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이집트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영화는 일부 젊은이들 간에 행해지고 있는 우르피 결혼에 대한 주제를 종종 다루고 있다.
  오늘날 일부 젊은이들 간에 행해지고 있는 우르피 결혼을 분석한 본 논문에서는 합법적인 이슬람식 결혼의 충족 요건과 우르피 결혼의 비교를 통해 우르피 결혼의 적법성 여부를 이슬람법 틀에서 토론하였다. 또 우르피 결혼과 비슷한 결혼 형태인 이란의 무타 혼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미스야르혼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남녀의 의식차이와 그 원인을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본 논문에서는 오늘날 이집트 일부 젊은이들이 왜 우르피 결혼을 선택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분석하고, 다음과 같은 잠정적인 결론에 도달하였다.
  우르피 결혼은 - 현재 이집트 사회가 직면한 경제적 악재 속에서 - 한편으로는 외부, 특히 서구의 개방 문화를 수용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보수적인 이슬람의 규범들을 준수하려는 젊은이들의 변명 섞인 선택으로 해석되어 질 수 있다. 우르피 결혼을 통해 젊은이들은 이슬람에서 금지된 혼전성관계를 맺고, 이를 통해 보수적인 이슬람 사회에서 나름대로 이성에 대한 애정과 성 의식을 표현한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이슬람식 결혼의 필수요소인 - 비록 상징적이긴 하지만 - 마흐르와 두 증인의 존재를 내세워 자신들의 결혼에 정통성과 정당성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죄책감에서 해방되려 한다. 이집트의 우르피 결혼은 비록 서구의 동거 패턴과는 다르지만 경제 상황을 고려한 젊은이들의 애정과 성 욕구 해결이라는 맥락에서 이집트 판 동거로 간주되어 질 수 있겠다.

[닫기]

* 현재 컨텐츠 정보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