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의 출현과 그 의의는 기업의 차원에서는 적절히 분석되지 않는다. 그것은 생산 및 자본의 국제화라는 훨씬 더 폭넓은 과정의 부분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다국적 기업은 상품, 자본, 기술지식, 조직역량 그리고 숙련노동의 국제적 운동경로를 만드는 조직체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동의 어떤 경우에도 다국적기업이 유일한 통로는 못된다. 자본주의적 기업간의 관계는 비인격적 시장교환에서부터 단일소유권하의 합작에 이르기까지 전 범위에 걸칠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다국적기업은 자본수출의 형태를 취하여 국제화되고 나아가 세계적 규모의 자본축적과 집중과정 때문에 출현된다.
그러므로 다국적기업에 의한 생산은 비록 그것이 주변부로 이전된다고 해도 자본집약적 생산방법이 주변부의 고용 및 임금을 낮은 상태로 유지시킬 것이기 때문에 중심부와 주변부와의 격차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다국적기업의 출현으로써 제기된 가장 중요한 결과는, 특정국가의 국민적 자본의 팽창이 국민경제의 팽창과는 더 이상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며 오히려 자본의 국적이 사라지고 진정한 초국적 상태가 발생하며 단일국적성(uninationality)을 보이게 된다. 더우기 종속국들의 개발은 시장협소, 국제수지 압박 그리고 기술적 종속 때문에 제약된다. 즉 개도국의 수입대체공업화는 자본집약적 기술을 수반하기 때문에 임금하락 및 고용감소가 나타나고 대다수의 인구를 주변화시켜 실업상태 내지는 생산성이 낮은 전통적인 분야를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로써 시장은 여전히 협소하고 나아가 개발을 위축시킨다. 한편 엘리트들의 소비유형은 선진국패턴을 모방하기 때문에 수입품 내지 그 성격상 자본집약적인 방법에 의해 생산되는 상품을 선호하는 수요현상이 일어나고 이것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한편 기술 종속이 개도국이 개발국의 저개발을 촉진시키고 있음은 다국적기업 수용에 의한 기술지배 현상에서 뚜렷해진다. 기술자체는 독점성을 내포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혈연제적 생산양식을 갖고 있어 제공되는 기술에 의해 주변국이 종속화되고 있음을 본 연구에서는 제3세계권의 개도국의 경험에서 분석되고 있다.
그러므로 다국적기업에 있어서 현지법인의 최고의사결정권의 피투자국으로서의 귀속과 다국적기업에 의한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고 하는 두가지 다국적화의 요건은 진출한 다국적기업에 있어서는 실현되지 않고 있다. 이로써 제3세계에 있어서의 다국적 기업은 '저개발의 개발'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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